지하철 ‘여성 배려칸’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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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여성 배려칸’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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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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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철도, ‘여성 배려칸’ 3개월 동안 시범 운영 후 시행 예정

여성 배려칸 첫 시행, 혼란 속 긍정적 반응

부산도시철도는 지난 22일부터 부산지하철 1호선에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 전동차 5번째 칸을 여성만 탈 수 있는 여성 배려칸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시범 운영 4일이 지난 26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도시철도 1호선의 5호 객차의 문과 창문 등 곳곳에는 ‘여성 배려칸’이라는 글자가 적힌 분홍색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하는 연산역 스크린 도어 앞, 부산교통공사 직원이 “이 칸은 여성 배려칸입니다. 남성 승객들께서는 다른 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안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성 배려칸의 취지나 운행시간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 지지 못한 탓에, 아직까지는 여성 배려칸인지 알지 못하는 몇몇 남성 승객들도 보였다. 부산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시행 초기이다 보니 다소 혼란이 있지만, 점차 개선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인 편이었다. 한영숙(40, 여) 씨는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불편한 신체 접촉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마음 편히 갈 수 있게 되어 좋다”고 말하고, 김영호(47, 남) 씨도 “우리 딸, 아내가 탄다고 생각하면 제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꼭 필요한 제도라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역 성차별 논란, 남성들의 협조 필요

하지만 여성 배려칸이 오히려 남성에게 반발감을 일으키고, 역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영국 등은 민간철도에 여성 전용칸 도입을 추진하려다 역 성차별 논란에 휘말려 무산된 바 있다. 
현재,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성칸 반대한다”, “남성 전용칸도 만들어 달라”와 같은 글이 하루에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성 배려칸을 도입하려면 무엇보다 남성들의 협조를 얻기 위한 설득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반발만 심해져 여성 보호가 아니라 여성 혐오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 교통공사 김정권 영업 차장은 “여성 배려칸은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 임산부나 영유아를 동반한 여성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시민들이 많이 협조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일단 오는 9월까지 3개월간 여성 전용칸을 운영한 후, 여론을 모아 제도의 폐지 또는 확대 시행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부산에서 여성 배려칸이 확대 시행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 고은비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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