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거 노인을 위한 착한 리어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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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수거 노인을 위한 착한 리어카를 아시나요?
특집 기획특집 청년이 희망이다-①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2.1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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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 2회에 걸쳐 좀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첫 번째로 폐지 수거 노인들을 위한 특별한 리어카를 만들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 ‘끌림’을 만나 보았다.

20대 청년들이 만든 폐지 수거 리어카 화제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가. 싸늘한 날씨에도 일흔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폐지가 가득 실린 리어카를 힘겹게 끌며 골목을 오르고 있다. 리어카 위로 쌓인 폐지는 당장 쓰러질 것처럼 불안하다.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인지 거리를 지나는 사람 중 그 누구도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20대 대학생들이 폐지 수거 노인들을 위한 색다른 리어카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대학교 대학생 7명이 참여해 운영 중인 비영리법인 ‘끌림’이다.
끌림은 하루 1만 원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하루종일 폐지를 주우러 다니는 노인들을 위해 일종의 ‘광고하는 리어카’를 만들었다. 마치 버스 외부 광고처럼 리어카에 광고를 부착해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노인들에게 매월 4~7만 원 정도 추가수입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60~70㎏에 달하는 기존의 리어카를 경량화하고, 3M 등 대기업으로부터 후원받은 반사판을 부착해 야간에도 눈에 잘 띄게 하는 등 더욱 안전한 리어카로 개량했다. 끌림이 만든 특별한 리어카는 현재 약 70대 가량이 운행 중이다.

폐지 수거 노인도 직업인으로 인정받아야

지난 주말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한 고물상에서 끌림의 멤버인 이건용(서울대4, 28세), 김성완(서울대4, 24세) 학생을 만났다. 이날 학생들은 리어카에 반사판을 부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학업이나 취업 준비 등으로 바쁠 시기에 이런 외도(?)를 하게 된 이유를 묻자 “폐지 수거를 하는 어르신이 한 달 내내 고된 노동을 하고 버는 돈이 겨우 10만 원 내외라는 현실을 알게 된 후 문제의식을 갖게되었어요. 저희가 가진 지식과 역량을 활용해 그분들을 돕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광고하는 리어카를 기획하게 됐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요즘 고물상이 폐지를 매입하는 가격은 1㎏에 90원 선이라고 한다. 한 명의 노인이 종일 폐지를 주우러 다니면 대개 40~100㎏ 정도를 모을 수 있고, 이를 시세대로 판다면 하루 평균 약 3000~10000원 사이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국내 폐지 수거업 종사자는 약 180만 명(고물상협회 추산)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가 노인인 것을 고려해 볼 때, 오늘날 우리 사회 저소득층 노인들의 생활 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날 이건용 학생은 “우리 사회는 아직 폐지 수거업에 종사하는 노인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런 그릇된 시선을 없애고 이분들이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인정받도록 해드리고 싶어요”라고 앞으로의 목표를 말했다.

올해 전국에 리어카 500대 이상 보급 추진 

끌림은 올해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500~1000대의 리어카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비영리법인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시킬 준비도 하고 있다. 
이날 만난 두 명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여러 혜택을 받아온 만큼 앞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많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혹자는 요즘 청년들이 능력은 뛰어나도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을 배려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또 언젠가부터 흙수저라는 그릇된 프레임이 우리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빼앗아 가고 있다. 이런 버거운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예비 사회적기업 ‘끌림’ 청년들의 열정과 헌신은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강민수 기자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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