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야 반갑다···황태덕장은 바빠요~
상태바
추위야 반갑다···황태덕장은 바빠요~
줌인 명품 황태덕장 마을 인제군 용대리에 가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2.10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겨울 한파를 오히려 반기는 곳이 있다. 바로 황태덕장이다. 지난주 기자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최고 품질의 황태를 생산하는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의 황태덕장 마을을 찾아가 보았다.

추울수록 활기가 넘치는 황태덕장 마을

우리 민족이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이 먹어온 생선. 이름만 해도 동태·북어·황태·노가리 등 3~40여 가지며, 머리부터 꼬리, 알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먹는 방법도 요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는 국민생선 명태. 전국이 눈과 추위로 얼어붙은 1월 말, 황태덕장으로 유명한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서는 명태를 말리려고 거는 덕걸이 작업이 한창이었다. 눈 덮인 계곡을 따라 나무 덕장에서 수백만 마리의 입이 꿰진 명태들이 걸려 있는 풍경을 보니 한 폭의 그림이었다.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간 한파 때 찾아간 진부령 덕장에서는 손이 꽁꽁 어는 줄도 모르고, 덕장 주인과 인부들이 명태를 나무 덕장에 걸고 있었다. 
진부령황태덕장 최귀철(75) 대표는 용대리 최초로 황태덕장을 시작하였으며 그 이후 하나둘씩 늘어났다. 용대리는 미시령과 진부령 사이 산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속이 노릇한 황태로 바뀌는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졌다. 전국 황태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용대리 황태는 냉동 원료 명태를 이용하여 12월 중순에서 1월 사이에 덕장에 너는 상덕작업을 한 후 약 3~4개월 건조기간을 거친 후 생산되는데, 날씨가 춥고 일교차가 큰 용대리 지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속살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우수한 명품 황태를 생산하고 있다.

시련을 이겨낸 장인정신으로 황태 만들어

진부령황태덕장의 최귀철 대표는 스물 한 살에 용대리로 들어와 54년간 한길을 달려왔다. 최 대표는 “그때는 영하 30도 가까이 되는 추위로 인해 고생을 참 많이 했다. 그래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일을 하였고, 그때 고생했던 사람들이 지금 덕장을 운영하는 주인들이 되었다”고 말한다. 용대리에는 가족 기업 형태로 황태덕장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최귀철 대표의 진부령황태덕장도 가족 기업 형태로 아들과 딸, 사위가 함께 모여 황태덕장을 운영하고 있다. 간혹 서울에서 온 분들이 가격이 비싸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은 황태가 식탁에 오르려면 30여 명의 손길을 거쳐야 합니다.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며 최 대표는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황태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황태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겨울철 부족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몸속에 찌든 독을 해독하며, 피로한 간을 보호하고 원기 회복과 혈압 조절에 큰 효과가 있다'고 황태에 대해 소개하고있다.

명태 양식 성공으로 국내산 황태 생산 기대

북태평양어장에서 우리 원양어선이 잡아온 명태는 알을 채취하고 속을 발리는 할복작업에서 냉동과정까지 수많은 손길을 거쳐 용대리 덕장까지 온다. 덕장에서도 널고 거두고 상품으로 만들기까지 어느 것 하나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다. 이날 찾은 진부령황태덕장에서는 몽골 근로자들이 부지런히 명태를 걸고 있었다. 또 말린 명태를 온도가 일정한 저온창고에 보관해 비린내를 제거하면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황태는 우리에게 옛 추억이자 어르신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다. 게다가 추운 날씨를 견디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하는 정성 어린 음식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명태를 잡아 어업을 했지만 현재는 러시아에서 생산된 것만으로 황태를 생산한다. 한편 값싼 중국산 황태도 수입이 많이 된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황태의 맛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명태 양식이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 바다에서 사라진 명태를 다시금 식탁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바다에서 양식한 명태로 말린 용대리 덕장의 명품 황태를 맛보는 날을 기대해 본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