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의 스포츠 씨름의 부활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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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의 스포츠 씨름의 부활을 꿈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로 설 명절 함께 모인 가족들에게 큰 기쁨 선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2.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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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새해 첫 씨름대회가 충남 예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씨름 특유의 재미와 명승부로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씨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1983년 첫 천하장사 씨름대회 개최 이후 34년 이어져

“씨름판이 열린다~ 징소리가 울린다~♪ 동서남북~ 방방곡곡~ 팔도장사 다 모인다. 처녀총각, 어린아이, 할아버지, 할머니, 웅성웅성 와글와글 신바람 났네~♪” 
-「씨름의 노래」, 김연자 - 
씨름의 전성기였던 80~90년대에는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씨름 중계방송을 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장사들의 괴력과 호미걸이·들배지기 등 멋진 기술에 남녀노소 모두가 환호하곤 했다. 
씨름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 온 스포츠이다. 씨름의 유래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우리나라의 상고사를 다룬 『조선상고사』를 보면 삼한시대에 이미 씨름과 유사한 형태의 스포츠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 고려시대부터는 여러 문헌과 벽화를 통해 씨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는 단원 김홍도의 『씨름도』등 여러 풍속도와 사료에 씨름에 관한 기록이 남겨져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천하장사 씨름대회’는 1983년 4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당시 경기장은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TV 중계는 운동경기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치열한 수싸움과 기술, 씨름의 재미는 여전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7년이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1월 24일부터 29일까지 ‘2017 설날장사씨름대회’가 개최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날 씨름판은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늘을 찌르던 씨름의 인기는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기업이 운영하던 프로씨름단은 하나둘씩 문을 닫았고, 유명 선수들은 씨름계를 떠나기 시작했다. 이후 씨름을 되살리기 위해 경기규칙을 바꾸고, 체급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었다. 하지만 좀처럼 씨름의 인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씨름은 이대로 대중과 멀어져 전통문화로서 겨우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아쉬움과 의문을 품고 ‘2017설날장사씨름대회’가 열리는 충남 예산 윤봉길 체육관을 찾아가 보았다.
관중석 곳곳은 비어있었지만 씨름 특유의 재미는 여전했다. 샅바를 맞잡은 두 선수의 치열한 수싸움도, 순식간에 전세를 바꾸는 호쾌한 되치기도 그대로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이어졌고 장사들의 열정도 뜨거웠다. 
천안에서 온 김성수(46) 씨는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딸과 함께 경기를 보러왔다. 씨름은 너무 재미있는 스포츠인데, 예전보다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이 아쉽다”고 관람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 백두장사는 오랜 부상을 극복한 이슬기(영암민속씨름단) 선수가, 한라장사는 체급 최강자로 불리는 수원시청의 이주용을 8강에서 꺽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된  최성환(영암민속씨름단)이 차지했다.

“씨름은 비폭력적인 운동, 학교폭력 예방에도 효과”

경기를 관람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가족단위나 20~30대 젊은 관람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씨름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성원이 절대적인데, 아직 씨름의 저변 확대는 멀기만 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젊은층이 씨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씨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되고 있다. 이태현(41, 천하장사 3회) 용인대 격기도학과 교수는 “씨름이 초등학교 의무 과목으로 채택되었으면 한다. 씨름은 비폭력적이고 정이 오가는 운동이기 때문에 왕따나 학교폭력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씨름 세계화를 위해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씨름이 대중화와 세계화라는 숙제를 풀어내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그동안 끊어졌던 기업 후원과 국민적 성원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강민수 기자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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