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 지하철이 새벽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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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발, 지하철이 새벽을 엽니다
연재 신년특집2017 새벽을 여는 사람들-③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7.01.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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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벽을 여는 사람들’ 마지막 순서로 이른 아침 서울 시민들의 출근을 책임지는 지하철 4호선 강재우(49) 기관사를 만나 창동역에서 사당역까지 동승 취재하였다.

시민 안전위해 출발 전 꼼꼼히 사전 점검 
 
지난 화요일 새벽 5시 기자는 노원구에 있는 서울메트로 창동차량기지를 찾아갔다. 차량기지에 가보니 수십여 대의 열차들이 차량점검을 마치고 각각 출발 대기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곳에서 새벽 시간대 운행을 준비하는 30여 년 경력의 베테랑 강재우 기관사를 만났다. 그는 차량정비 10년, 차장 13년, 기관사 5년차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열차운행이 종료된 후에 검수고에서 차량점검이 이뤄지지만 출발 전에 기관사들은 미리 열차를 타서 꼼꼼하게 운행관련 점검을 하고 수시로 상황실에 보고한다. 강 기관사는 “시민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관사에게는 신호가 생명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안전운행에 최우선을 둔다고 말했다. 
검수고에서 신호가 떨어지자 드디어 열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지하터널을 계속 지나 정차하는 정거장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은 없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햇빛을 못 보고 어두운 곳에 있는 게 쉽지만은 않아 가끔 공황장애나 우울증 등을 직업병으로 겪는 동료 직원들도 있다고 한다. 지하구간을 지나 동작대교에서 지상구간으로 올라가자 사방이 탁 트이며 상쾌함이 느껴졌다.
 
새해에는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하길 
 
기관사와 동승해 보니 차량 운행 기술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강재우 기관사는 “예전보다 시민의식도 나아지고 역마다 안전문도 설치되어 인명사고의 비율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안전에 대해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4호선 지하철은 기관사와 차장이 2인 1조로 운행을 책임진다. 기관사는 지하철 맨 앞칸에서 운행 업무를, 차장은 뒤쪽에서 안내 방송과 출입문 개폐 등을 맡는다. 이러한 구조때문에 지하철은 서로가 신뢰를 갖고 긴밀하게 소통해야만 안전 운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1년 365일 운행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명절에도 누군가는 고향에 가지 못하고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 기관사는 “안전하게 시민들을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이 보람되고 기쁩니다. 새해에는 승객들의 희망과 도전하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는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라며 힘차게 새벽 운전대를 잡았다. 그의 믿음직한 모습에 진정한 공복(公僕)의 참 표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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