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부모’의 폭력에 멍들어 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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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부모’의 폭력에 멍들어 가는 아이들…
핫이슈 10~20대 젊은 부모의 자녀학대 증가 추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11.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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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준비 안된 부모’들의 학대와 폭행으로 목숨을 잃거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된 아이들이 늘어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자녀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결여된 부모 늘어나
 
지난 10월, 인천에서 한 20대 부부가 생후 2개월 된 딸을 영양실조 상태로 방치해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1.98㎏으로 또래 아이들의 평균 체중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아이가 사망하기 한 달 전인 9월에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엄마가 아이를 바닥에 내던져 두개골이 골절된 사실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었다. 
이처럼 최근 이른바 ‘준비 안된 부모’들의 아동학대와 폭행이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지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10개월 된 아이에게 장난감을 던져 숨지게 한 20대 엄마, 게임을 하러 가는데 방해가 된다며 26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20대 아빠 등 학대와 폭력 수위도 상당하다.
‘준비 안된 부모’에 대한 정확한 사전적 정의는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양육에 대한 지식은 물론 자녀를 향한 애정과 책임감이 결여된 부모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이들의 아동학대와 폭력을 이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된 부모들이 물리적으로는 부모가 되었지만, 부모로서의 가치관과 마음이 형성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젊은 부모는 예기치 않은 출산과 양육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능력도 부족해 아이의 존재 자체를 강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공동체 붕괴와 경제적인 빈곤이 원인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준비 안된 부모’의 아동학대와 폭력이 늘고 있는 원인은 공동체 붕괴로 인해 고립된 가정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과거에는 설령 직접적인 육아 경험이 없더라도 부모, 친인척, 이웃, 동네 주민 등과의 교류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생명에 대한 가치관과 양육법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도시 거주자 상당수가 이웃과 제대로 된 대화 한마디를 나눈적 없는 경우가 태반인 것이 현실이다.
또 결손 가정의 증가와 경제적인 빈곤을 원인으로 꼽는 이들도 있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없는 미혼모, 미혼부의 경우 생계와 육아의 짐을 홀로 지게 되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동학대와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교롭게도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여러 선진국 역시 비슷한 사회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아동학대가 사회문제가 되어 지난 2000년 ‘아동학대방지법’을 제정했다.(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했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아동학대 신고 및 상담 전용 전화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사건의 조기 발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일본의 특징이다.

젊은 부부 대상으로 ‘부모교육’ 강화해야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자행되고 있을지 모를 ‘준비 안된 부모’의 아동학대와 폭력을 예방하고 빠르게 대처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모의 경제수준과 양육능력을 고려한 현실적인 지원 정책은 물론 임신 초기부터 출산, 양육 을 아우르는 단계별 지원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아동학대와 폭력은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신고 없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아이의 비명이나 신음소리 혹은 상처 등의 징후가 발견 되면 누구든지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다. 이완정 인하대 아동학과 교수는 “젊은 부부를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 생명을 양육한다는 건 부모나 가족을 넘어 우리 사회에게 맡겨진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더 이상 ‘준비 안된 부모’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는 아이들이 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문제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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