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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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재구성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11.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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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 아주머니가 죽고 싶다며 상담을 받기 원해서 만났던 적이 있다.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결론은 천만 원 때문에 죽고 싶다는 것이었다. 천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을 만큼 큰돈은 아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그것이 아무리 지독한 것이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예전에 가난으로 고생했던 일을 담담하게 “그때 그랬었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뼈에 사무쳤다는 듯이 “그때만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똑같은 일을 만나도 시간이 흐른 후 사람에 따라서 그 느낌이 다른 것은 기억에 대한 재구성의 차이가 있어서이다. 기억을 재구성하는 시점은 ‘지금’이고, 현재 상황에 따라서 지난 날들을 여행한 것 같은 추억으로 만들어 인생을 따뜻하게 느낄 수도 있고, 아니면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싫은 악몽으로 만들 수도 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과거를 건전하게 재구성하고 필요 없는 나머지는 버리지만,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지난날의 조각들을 우울한 모양으로 끼워 맞추고 필요 없는 것들까지 주렁주렁 매달아 버린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서 과거에 당한 ‘일’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일에 대한 기억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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