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는 한국의 명절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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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한국의 명절 즐거워요~”
미얀마에서 한국에 시집온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한가위 보내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9.1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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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국제결혼 비율이 7%(2015년 기준)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다. 금년 추석을 앞두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주부들은 한국의 명절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그들을 만나 보았다.
 
기후·문화 차이로 한국 정착에 어려움 겪어

바야흐로 국제화 시대가 되면서 ‘다문화가정’이란 말은 이제 어색하지 않다. 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한 결혼 이주 여성들은 낯선 타인이 아니라 친근한 이웃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주말, 기자는 미얀마에서 온 다문화가정 여성 ‘에몬(48)’ 씨와 ‘티무퍼(42)’ 씨를 서울 양재동에서 만났다.이들은 6촌지간으로 한국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생소한 타국에서 적응하며 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생활 7년째로 접어든 에몬씨는 한국의 문화, 기후 등 처음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새로웠다. 특히 한국은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를 가진 미얀마와 달리 추운 겨울이 있어서 두꺼운 점퍼나 코트를 입을 때마다 ‘이렇게 무거운 옷을 어떻게 입고 다니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한국에 온 지 5년이 된 티무퍼 씨도 ‘빨리빨리’란 말을 자주 쓰는 한국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당황했다고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넉넉하진 않지만 여유가 있고 조급한 마음보단 천천히 즐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명절이 되면 고향과 가족 생각 더욱 간절
 
그러면 이들은 추석처럼 한국의 명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티무퍼 씨는 “한국에서는 추석 때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여 함께 음식을 만들며 정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에는 설날처럼 새해를 맞는 축제는 있지만 한국의 추석과 같은 명절은 없다. 100여 개가 넘는 부족들로 나뉘어진 미얀마에서는 각 부족들마다 고유의 명절을 지내는 축제를 연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얀마는 한국보다 국토가 5배 정도 더 커서 명절 때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기가 쉽지 않아 한국처럼 민족 대이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국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에몬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다문화센터와 주변 이웃들에게서 한국음식을 배웠는데 처음엔 서툴렀지만 지금은 집에서 김치를 담가먹기도 할 정도로 많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 추석을 맞아야 하는 이들은 한국의 명절 때면 고향 생각, 가족 생각이 더 간절하다고 말한다. 티무퍼 씨는 “시댁 가족들이나 이웃들이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명절엔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보지 못하는 고향의 가족들이 더욱 생각난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 정착 위한 사회적 배려 필요
 
결혼이민자의 숫자가 급증하면서 올해 다문화가족 인구수는 82만 명을 기록했다. 이렇게 많은 다문화가정들 중에 에몬씨나 티무퍼씨처럼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는 가정도 있지만 정착 과정에서 부적응으로 이혼을 하거나자녀들의 정체성혼란, 스트레스나 우울증, 편견으로 인한 정신적 문제를 겪는 가정도 많다.
이에 각 지역 다문화센터와 정부에서는 이민자들의 빠른 정착을 돕고자 한국어와 취업교육 및 가족 상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여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 정착 5~10년이 넘어선 결혼이주 여성 선배들이 초기 결혼이민자들의 언니, 친구, 동생이 되어 이들의 한국생활 정착을 돕는 지원을 하고 있다.
한편 다문화 정책을 접해 온 외국인 이주민들은 수혜 대상자로만 인식하게 하는 지원이 오히려 사회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며 일반인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IOM(국제이주기구)이민정책연구원 오정은 박사는 “진정한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이주민을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 추석을 맞아 대한민국의 많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더이상 외국인이 아닌 한 가정의 아내, 엄마, 며느리이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필요할 때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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