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이주 80년 중앙아시아의 주역으로 우뚝 선 고려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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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이주 80년 중앙아시아의 주역으로 우뚝 선 고려인의 삶
특집 2016 광복절 특집-①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8.0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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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또 하나의 한국인으로 알려진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된 지 80년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제71회 광복절을 한 주 앞두고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찾아가 세계 속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려인들의 위상을 알아보았다. 

특유의 근면함으로 정착, 현재 카자흐 내 10만 명 거주

드넓은 초원과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진 나라 카자흐스탄(이하 카자흐)은 흔히 축복받은 땅으로 불린다. 국토 면적이 세계에서 9번째로 넓지만(남한의 27배) 인구수는 170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몇몇 대도시 주변을 제외하고 어디에서나 광활한 초원을 만날 수 있다.

기자가 카자흐를 찾은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알마티 공항에 도착한 순간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은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번에 기자가 카자흐를 찾은 이유는 광복절을 맞아 또 하나의 한국인이라 불리는 고려인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고려인이란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으로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된 한민족을 일컫는다. 말이 좋아 이주지 사실 허허벌판에 내팽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과 지혜를 발휘해 현지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그리고 오늘날 카자흐에만 약 10만 명의 고려인이 살아가고 있는데, 비록 인구는 적지만 정치·사회·경제·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카자흐 사회를 이끌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고려인들
 
특히 고려인 기업가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카작무스’라는 구리광산업체의 대주주인 고려인 ‘블라드미르 킴(54)’은 카자흐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 중 한 명이다. 
카자흐 내 웬만한 도시에는 테크노돔(Technodom)이라는 대형 전자제품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테크노돔은 카자흐 내 40여 개의 매장을 운영중인 대표적인 전자제품 유통 체인 중인데, 이 기업의 설립자는 바로 고려인 사업가 ‘에드워드 김(59)’이다. 기자가 머물던 숙소 옆에 ‘어머니의 집’이라는 미혼모 시설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설을 후원하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테크노돔이였다.
정치계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故 김 유리 알렉세이(1940~2000)’ 전 법무부 차관을 들 수 있다. 그는 카자흐 헌법 제정에 참여했으며, 헌법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카자흐 최대의 도시 알마티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을 정도로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었다. 또 현재 카자흐 검찰에는 25명의 고려인 검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인은 아니지만, 교육계를 이끄는 한인도 있다.  키멥대학 ‘방찬영’ 총장은 니자르바예프 현대통령과 인연으로 대학의 총장을 맡아 키멥대학을 중앙아시아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카자흐 출신의 세계적인 복싱 스타 ‘게나디 골로프킨’ 역시 고려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어 학습 열풍 일어
 
그럼 카자흐 사회를 이끌고 있는 고려인들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그들의 정체성은 분명 카자흐인이다. 하지만 많은 고려인들이 그들과 역사를 공유하는 나라이자, 부강한 나라인 한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또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2017년 6월 카자흐의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엑스포가 열린다. 이번 기회에 취업난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카자흐로 눈을 돌려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카자흐는 드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원이라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가진 나라다. 여기에 가교 역할을 해 줄 훌륭한 동반자인 고려인들까지 자리 잡고 있으니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국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면 우리에게 인기있는 카자흐의 명물 ‘샤슬릭(양고기 꼬치요리)’과 시원한 ‘크바스(보리로 만든 음료)’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후기/ 짧은 취재기간이었지만 카자흐 속 고려인들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가슴 뿌듯한 시간이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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