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에도 성주 참외는 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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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논란에도 성주 참외는 익어 간다
핫이슈 참외 농사 25년, 참외에 대한 애착과 남다른 신념으로 일궈낸 성공스토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7.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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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사드(THAAD) 배치를 경북 성주 지역으로 확정지은 후 성주군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농민들은 막바지 참외 수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성주군 최고의 출하량을 자랑하는 손부자참외 농가를 찾아가 보았다.

성주에서 가장 맛있는 ‘손부자참외’
 
참외가 가장 맛있게 무르익는 7월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외하면 성주 참외를 먼저 떠올리고 성주 군민들은 ‘인공위성에서 중국의 만리장성과 성주 참외밭이 보인다’라고 할 정도로 성주 참외밭의 규모는 엄청나다. 국내 참외의 70%가 성주에서 출하되며 규모면뿐만 아니라 4500여 농가가 참외 농사를 지으면서 쌓아온 노하우로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한 참외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그 무수한 참외 농가의 참외 맛이 하나도 같지 않다는 것이 성주 농민들의 말이다. 
기자는 최근 성주에서 소위 가장 잘나간다는 ‘손부자참외’를 방문했다. 손인모(56) 씨가 경영하는 농가의 참외는 성주 공판장에서 10kg 박스 당 경매가 4만 원 이상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는 2005년 성주에서 최초로 연간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현재는 연매출 3억 원을 경신하며 이제는 손인모 참외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이렇게 잘되었던 건 아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농사짓는 게 너무 힘들어 보여서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가 월급쟁이 생활을 하는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그 돈으로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성주로 내려와 우연히 교회에 다니면서 직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참외 농사가 참 재미있는 일이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참외 농사보다 재미있는 일이 없어요~”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그 사람만의 뚜렷한 정신세계가 있다. 그는 연신 참외 농사보다 재미있는 일은 없다며 어떤 일을 해도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손부자 농가에서 처음 접한 참외밭의 풍경은 의외였다. 무성하고 넓직한 초록잎을 상상했던 기자의 생각과 달리 참외 잎이 크기가 작고 타들어간 것처럼 노르스름했다. 참외 잎이 왜 이렇냐고 묻자, 거기에 비결이 있다고 답했다. “초창기 때에는 거름만 잘 주면 되는 줄 알고 거름만 많이 줬더니 잎이 호박잎처럼 커져 열매의 상품 가치는 떨어졌다. 그러면서 적당한 성장의 중요성과 좋은 땅, 잘 숙성된 퇴비의 중요성도 발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좋은 참외를 만들어 낸 사람들의 노하우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큰 어려움이 닥친 것은 2001년 여름, 수해로 비닐하우스 전체가 수몰됐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는 평소 그가 가진 긍정적인 마음으로 고비를 넘겼고 오히려 땅을 더 사고 시설투자를 했다. 또한 객토(토지에 흙을 넣어서 토층의 성질을 개선하는 일)를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결과 드디어 성주 최초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되었다. 

참외 농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하우 전수
 
손인모 씨는 참외 농사는 물론 올해 1월부터는 성주신문 독자투고의 집필위원으로 위촉되어 참외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는데, 성주 농가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성주 참외’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져야 한다는 그의 생각을 실천하기 위하여 참외 농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를 찾아다니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특히 그는 아들 병욱(28) 씨에게 항상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병욱 씨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참외관련 청년창업자에 선정되는 등 참외 관련 산업을 연구하고 있다. 성주참외원예농협 공판장장 안중성 씨는 “손인모 씨는 참외맛의 비결을 공유하며 모두가 잘 되어야 한다는 선의의 경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듣는 참외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는 대화 말미에 ‘홍수출하’라는 말을 꺼냈다. 농민들은 누구나 남들보다 먼저 수확하여 더 많은 매출을 얻으려 하기에 대규모로 출하되어 참외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수확시기를 뒤로 늦춰 다른 농가보다 15일 후에 출하하여 좋은 참외를 얻을 수 있었다. 손인모 씨는 어렵고 힘들어도 항상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과 가지 않는 길을 갔다고 했다. 농가에서 참외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삶의 한 수를 배우고 온 듯 했다. 남들이 가는 쉬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정도(正道)의 길을 선택하라는 그의 신념이 바로 오늘날 그의 성공 비결임을 느끼게 한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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