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세계챔프의 13년 만에 복귀 그가 링으로 돌아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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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세계챔프의 13년 만에 복귀 그가 링으로 돌아온 이유는?
[인터뷰] 프로복싱 최용수 선수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6.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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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前 세계챔피언 최용수(슈퍼페더급) 선수의 13년 만의 복귀전이 화제가 됐다. 그의 나이 마흔넷. 권투선수로서 이미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복귀전에서 일본 나카노 카즈야(30)를 8회 TKO로 꺾으며 화려하게 복귀한 최용수 선수를 만나 보았다.
 
복싱 인기 되살린 후 링에서 은퇴할 예정
 
짧은 머리에 구릿빛 피부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와 무뚝뚝한 말투. 지난 13일 경기도 시흥에서 만난 최용수 선수는 영락없는 복서였다. 그는 1990년 열여덟의 나이에 프로복서로 데뷔했다. 그리고 1995년 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에 올랐고, 3년간 총 8번의 방어전을 치렀다. 1998년, 8차 방어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판정패해 벨트를 내준 그는 2003년, 태국의 ‘시리몽콜 싱마나삭’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세계챔피언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쉬운 판정패로 끝이 났고, 결국 그는 은퇴를 선택했다.  
그리고 13년이 흐른 지난 4월, 마흔을 훌쩍 넘긴 최용수가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그를 만나 가장 궁금했던 13년 만에 복귀 이유를 물었다. 그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링 위에서 은퇴하고 싶었고, 둘째는 점점 대중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복싱의 인기를 되살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복싱선수가 링 위에 오르려면 고된 훈련과 감량 등을 견뎌야 한다. 이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래서 복싱선수로서는 이미 환갑을 훌쩍 넘긴 그의 복귀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운동을 조금씩 하면서 몸을 만들어 보니 시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은 문제없는데 감각이 예전만큼 돌아오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이가 많아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게 감사한 일이다” 
 
그의 복귀전 승리를 지켜본 대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그를 기억하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 링 위에 오른 모습을 보고 덩달아 용기를 얻었다”, “나도 다시 꿈을 위해 도전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복귀전이 화제가 될 것을 예상했는지 묻자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번 시합이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세계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비결로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강조했다. “누구보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컷던 것 같다. 세계 타이틀전을 앞두고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내가 세계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이번 복귀전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인생과 복싱의 공통점 중 하나가 있다면 때론 아쉽게 승리를 놓칠 때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챔피언 벨트를 뺏긴 1998년 일본의 하다케야마 다카노리와의 8차 방어전 이야기를 꺼내자 “아쉬워도 할 수 없지 않나? 결국 실력이 부족해서 진 것 아닌가. 더 연습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다음 게임에서 이기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의 어떤 질문에도 링에서 보여주는 그만의 인파이팅처럼 간결하게 대답했다. 
 
복싱 인기 회생 위해, 국내복싱협회 통합해야
 
그는 앞으로 몇 차례 더 시합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현실적으로 링에 오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빠르면 올 9월쯤 다음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 번 세계챔피언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복싱이 침체된 이유 중 하나로 조각조각 갈라진 국내 복싱협회를 꼽았다. “국내 복싱협회는 4개나 된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데 협회도 나뉘어져 있으니 선수들이 시합을 나갈 기회가 적다. 이런 구조에서는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 복싱을 부활시키려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조지포먼은 45세의 나이에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최고령 세계챔피언 기록을 보유한 버나드 홉킨스는 49세에 챔피언 벨트를 둘렀다. 13년 만에 링으로 돌아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최용수 선수. 그의 눈부신 도전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 특히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前 세계챔피언 최용수 선수 약력
· 1990년 프로 데뷔
· 1995년 WBA 슈퍼 페더급 챔피언 획득
· 1998년 8차 방어 실패
· 2003년 프로복싱 은퇴. 
· 2016년 4월 16일 복귀전 승리
  -통산전적 35전 30승(19KO) 1무 4패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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