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리터루족이 늘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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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리터루족이 늘고 있다는데
핫이슈 집 나갔던 아들의 귀환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6.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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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이슈이다. 리터루족이란 ‘돌아가다(return)’와 ‘캥거루족’의 합성어로, 결혼 후 독립했다가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자녀들을 가리킨다. 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터루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리터루족 증가, 주거비와 육아 부담이 원인
 
“넓은 집에 두 분이 사시려면 적적하시죠. 이제는 저희가 모실께요.” 3년 전 결혼 후 독립했던 아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나갈 때는 혼자였지만, 돌아올 때는 며느리와 손주까지 셋이 되었다. 김석환(65) 씨 부부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아들의 말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이후 맞벌이 부부인 아들 내외 덕분에 육아는 고스란히 석환 씨 부부의 몫이다. 물론 눈에 넣어도 아프질 않은 손주가 귀엽긴 하다. 그러나 이제 좀 삶의 여유를 즐기려던 차에 찾아온 그들이 반갑지만은 않다. 
최근 결혼 후 독립했던 자녀가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리터루족이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2015년 3대 가족 수는 2010년 4.9%에서 작년 5.7%로 증가했다.     
리터루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밤보치오니’(큰아기라는 뜻)가 문제 되고 있다. 
일례로 28살 된 아들을 부양해 오던 한 아버지가 아들이 아무 노력하지 않고 자신에게 기댄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아버지의 패소로 끝났지만 이 사건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영국도 부모의 은퇴자금을 바닥내는 자녀를 일컫는 ‘키퍼스(Kippers) 세대’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고,  프랑스 역시 18~43세의 ⅓이 부모와 동거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50대의 53%가 손주 돌볼 의향 없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 후 부모와 함께 살기를 꺼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그러나 최근 리터루족이 늘고 있는 이유는 주거비와 육아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친 전셋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셋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가,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기 때문에 육아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리터루족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침체되었던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용면적 85㎡(25.7평)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9만 5972건으로, 2014년(7만 9333건) 대비 21% 가량 늘었다고 한다.
리터루족의 귀환에 가장 민감한 이들은 역시 자녀 독립 후 자유로운 노후를 보내고자 했던 부모들이다. 이른바 ‘황혼육아’로 인해 허리, 팔다리가 아픈 것은 물론 우울증이 생기는 조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손주병’이라는 말도 생겼다고 한다.
최근 한 기업이 국내 50대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맞벌이 자녀 대신 손주를 돌볼 의향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 중 53%가 그럴 의향이 없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리터루족과 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일례로 가정을 합치기 전에는 생활비, 가사노동 등을 분담하겠다던 자녀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를 외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동거 기간 정하고, 생활비 분담해야”
 
한편, 3대가 함께 사는 만큼 서로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비결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리터루족이 되어 가족에 편입하더라도 미리 동거 기간을 정하거나, 서로 경제적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등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자녀의 경우 다시 독립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고 부모는 무작정 자녀의 부탁을 들어주기보다 육아, 생활비 등 공동부담이 필요한 사항들에 분명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거나, 공통의 여가활동을 기획하는 등 3대가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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