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요 착해요 사랑해요
상태바
예뻐요 착해요 사랑해요
특집 [2016 스승의 날 특집] 한평생 제자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참된 스승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5.17 0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정년퇴임 후에도 매일 아침 교통 봉사를 통해 제자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조동수(72) 전 공주 신월초등학교 교장을 만나 보았다.

학교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교사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스승의 날이 되면 늘 불렀던 노래다. 사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학창시절에 고마웠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알고 남몰래 도와주신 선생님, 항상 격려하고 진로에 대해 같이 고민을 나누던 선생님,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좋은 선생님들이 있어 제자들이 사회에 나와 훌륭한 일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학교에서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예전만 못하고 오히려 폭행, 폭언 등 교권 침해가 자주 발생한다. 입시위주의 교육,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교육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진로를 강요하고, 교사는 진로 지도의 주변인이 된 요즘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다. 이렇게 사제지간의 관계가 형식적으로 흘러 결국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우리 사회는 참된 스승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이다. 
이때에  교장 퇴임 후까지 변함없이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교통 봉사로 사랑을 표현하고 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했던 조동수 전 신월초 교장 선생님은 스승의 날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주고 있다.
 
30여 년간 교통 봉사하며 얻는 기쁨들
 
조동수 전 교장 선생님은 오전 7시면 어김없이 학교에 도착해 교통 봉사를 준비한다.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 먼저 지나가는 차들에게 90도 인사를 건넨다. 조씨는 “운전자들에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법규를 잘 지켜 달라는 뜻에서 깍듯하게 인사한다”고 말했다. 
신호등에 녹색 불이 켜지자 조씨는 노란색 깃발을 들고 차들의 정차를 유도했다. 그리고는 횡단보도를 걷는 아이들을 향해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예뻐요”, “착해요”, “사랑해요” 이에 학생들도 밝게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처음시작은 빠르게 달리는 차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학생들의 모습을 마음 졸이며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교장이 직접 교통봉사를 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다. “솔직히 쉬고 싶을때도 있지만 추운 어느 겨울날 아침 교통지도를 서고 있는데 조그만 1학년 아이가 오더니 덥석 껴안고 갔어요. 순간 추위가 물러나면서 마음속 깊이 따뜻함이 느껴졌죠”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아이가 자신의 예전 학교 제자의 딸임을 알게 되고 한번 더 흐뭇했다고 한다. 
이 때의 경험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겠구나. 특히 교직자는 아이들을 하늘 같이 섬기고 사랑해야겠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한번은 날씨가 느닷없이 흐려진 날 과속으로 달려오던 차에 사고날 뻔한 아이의 생명을 구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사정이 있어 하루라도 못 나가면 주변 운전자들이나 학부모들이 오히려 궁금해 한다며 웃었다. 
그는 이런 봉사를 통해서 운전자들이 법규를 더 지키려 노력하고, 학부모들도 학교를 믿고 선생님들을 신뢰하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 학부형은 “간혹 학교 선생님에게 불만족한 일이 생겨도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조용히 대화로 잘 풀게 된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가정과 지역사회가 교사의 권위 존중해야
 
 그는 매일 아침 등굣길 아이들에게 사랑과 칭찬을 하면서 아이들 마음에 알게 모르게 긍정의 마음을 계속 심어주고 있었다. 교장으로 재직시절부터 지식보다 인성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제자들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게 생각할 줄 아는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란다. 그는 교사들에게 쓴 손 편지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 교직은 숭고한 직업입니다. 늘 오늘 지금 그 자리가 꽃자리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행복을 즐겨 가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교사는 부모가 미처 깨닫지 못한 아이들의 끼를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모이다. 가정과 지역사회가 교사의 권위를 존중해 주고 아이들을 바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오늘도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제자들을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오늘따라 학교 유리창 너머 하늘이 맑게 보였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조동수(72) 전 교장 약력 
· 전 공주 신월초등학교 교장 
· 충남교육대상, 을파소상 수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