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요즘 급증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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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요즘 급증하는 이유는?
연재 폭력근절 시리즈 - ② 사회와 단절, 고립된 가정에서 주로 발생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2.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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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 목사부부 여중생 딸 폭행살인 사건 등 믿기 힘든 사건들이 연일 계속되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정폭력의 실태와 원인 그리고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가정폭력 검거 건수 1년 새 2배 이상 증가
 
“오늘도 아빠가 아닌 괴물이 왔습니다. 욕설을 퍼부으며 엄마를 발로 차고 때렸습니다”
상습적으로 엄마에게 주폭을 행사하는 아빠의 모습이 소녀의 눈에는 한 마리의 괴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웃의 신고 전화로 12년간의 기나긴 가정폭력에서 벗어난 어느 소녀의 말이다. 최근 폭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가장 안전하고 따뜻해야 할 가정을 무너뜨리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남편이 아내를, 때로는 자녀가 부모를,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가정폭력 소식에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불안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하루 평균 100건 이상의 가정폭력이 발생한다는 통계치 역시 더욱 우울하게 한다.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 폭력을 말하는데, 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유통과 더불어 정부가 정한 대한민국의 ‘4대 사회악’ 중 하나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2013년 
1만 6785건, 2014년 1만 7557건으로 늘어나더니, 급기야 2015년에는 1월부터 7월 사이에만 2만 1381건이 발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정성국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살인’ 역시 2008년 26건에서 2012년 39건으로 증가한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한다.
 
어느 범죄보다 신고율 낮고 근절 어려워
 
가정폭력은 다른 어떤 종류의 폭력보다 근절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가정 내에서 발생하다보니 여타 범죄에 비해 신고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웃이나 주변인들 역시 남의 가정사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고, 피해 당사자는 자책감과 사회적인 시선, 가정해체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신고를 꺼려한다는 것이 일선 경찰들의 말이다. 
그럼 최근들어 가정폭력이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가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등 부모의 사회적인 고립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고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인한 사회구조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 과거 대가족 중심사회에서는 조부모나 주변 친척들이 가정문제에 개입해 도와주고 때로는 따끔한 질책을 하면서 공생했다. 그런데 핵가족화로 인해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면서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대상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혼 등의 이유로 결손가정 증가를 원인으로 꼽는다. 결손가정의 경우 양육비 등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심해 이를 견디지 못해 가정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2016년, 가정폭력 근절 위해 마음 모아야
 
정부는 2016년을 가정폭력 근절의 전환점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장기결석 아동 사유 및 소재파악 의무화, 가정폭력 추방 주간 신설, 긴급보호체계 강화 등 강도 높은 가정폭력예방 대책을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노력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를들어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올바른 역할과 가족의 소중함, 소통의 중요성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의 보급이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위한 사회운동 등 현장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부모나 자녀를 무조건 비난하고, 억제하려 하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공동체이다. 그리고 고단한 삶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을 쉴 수 있는 쉼터이기도 하다. 점점 기능을 상실한 채 비틀어져 가는 우리 사회의 가정이 다시 제자리를 찾길 모두 바라고 있다. 따뜻한 대화가 오고 가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주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곳, 그것이 바로 우리사회의 가정이 되찾아야 할 모습이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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