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온 며느리의 설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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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온 며느리의 설 보내기
특집 [인터뷰] 설 특집 - ②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2.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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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설 명절을 보낼 때마다 고국을 향한 마음이 간절하다는 페루 출신 며느리 치리노스 야스미나(26) 씨를 만나 보았다.

Q. 한국에 오게 된 동기는
 
A. 2012년 5월에 국제 청소년 단체(IYF) 해외봉사자로 한국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2월에 페루로 다시 돌아갔는데, 한국에 있는 동안 알게 된 지금의 남편과 2013년 10월에 한국과 페루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Q. 페루에선 새해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A. 페루에선 새해가 되면 온 도시가 노랑 물결을 이뤄 목걸이, 모자, 심지어 속옷까지도 노랑색을 입습니다. 행운의 색인 노랑으로 무장을 하고 복이 깃들길 소망합니다.
자정이 지나고 새해를 맞으면서 가족들은 서로 포옹하고 행복한 새해를 기원하며 모두 함께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하는데, 주로 칠면조나 닭·돼지고기를 먹습니다.
 
Q. 명절이면 특히 가족들이 더 그리울텐데
 
A. 설날(구정), 추석보다 크리스마스하고 새해가 됐을 때 가족들이 그리워요. 매년 크리스마스와 새해 자정 12시에는 가족들과 칠면조와 핫초코를 먹고 밤새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에선 페루만큼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지 않는데 저는 항상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습니다. 
 
Q.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A. 한국에 도착해서 구청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못해서 주로 한국어로 대화합니다. 이것 때문에라도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거 같아요.
지금까지 한국어를 배우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끔 스페인어로 말하는 것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래도 IYF에서 봉사로 스페인어를 통역할 일이 많아져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Q. 양국간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갈등은 없었는지
 
A. 사실 한국 문화와 페루 문화는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처음 왔을 때 큰 문제는 없었어요. 한국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여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대하니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혼 후에 임신하고 입덧 때문에 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너무 힘들었는데, 페루 전문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먹으니까 괜찮았어요. 
나중에 아기를 낳고 아기를 키우면서 페루의 문화에 따라 키우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한국에서 살기로 마음을 정했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맞춰 아이를 키워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Q. 페루 남자와 비교할 때 한국 남자는 어떤가
 
A. 페루는 남녀가 평등한 사회에요. 오히려 우리 가족은 엄마의 파워가 더 있죠. 확실히 제 남편은 보수적이긴 해요. 
아기에게 처음 이유식을 줄 때 페루에서는 당근을 주는데 한국에선 쌀을 주잖아요. 그래서 남편과 약간의 의견 대립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쌀과 당근을 같이 섞어서 이유식을 만들어 먹였어요. 저도 제 의견만 고집하고 싶지는 않아서 서로 상의해서 문제를 해결해요. 
한국에서 명절 때 남자들은 일하지 않고 여자들만 부엌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아직도 이해가 안돼요.(호호~)
 
Q. 마지막으로 새해 소망이 있다면
 
A. 이번 해에는 페루에 꼭 가고 싶어요. 가족들도 보고 싶고 우리 아기에게도 페루를 보여주고 싶어요. 어릴적 먹었던 음식도 많이 그리워요. 그리고 IYF에서 스페인어를 통역하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요. 올해에는 통역하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조경준 기자 sua1227@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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