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간수(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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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간수(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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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가게 하나 없는 케냐 미고리의 시골 마을에서 선교할 때 부모님이 한 번 다녀가시면 먹거리가 풍성해졌다. 잡초로 여겼던 고사리를 탕으로 끓여먹을 수 있게 되고, 장터에서 흔히 보던 메주콩을 두부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메주콩을 갈아 콩물을 장작불로 끓이고 거기에 ‘간수’를 조금씩 넣으니 멀건 물에서 덩어리가 두둥실 떠올랐다. 어머니께서 건져 내주신 순두부를 먹고, 순두부 덩어리들을 틀에 넣어 눌러 두부를 만들었다. 
간수는 바닷가에서 소금을 채취하면서 소금자루 바닥에 쌓인 소금이 녹으면서 흘러내린 짜고 쓴 물인데, 이 간수가 콩물에 들어가면 덩어리로 응고되어 신기하게도 둥실둥실 두부가 떠오른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때도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한다. 마음 깊은 구석에 쌓였던 응어리진 이야기들이 대화를 하다 보면, 막연했던 마음에 두둥실 믿음이 생기고 또 행복이 된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쌓아두었던 이야기들을 간수처럼 우리의 대화에 쏟아 부어 보자! 따끈한 순두부나 두부조림을 먹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전희용 목사/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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