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찐빵 제2의 도약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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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흥찐빵 제2의 도약을 꿈꾸며
핫이슈 지역명물, 브랜드 관리가 답이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2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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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안흥찐빵이 있는 횡성군은 최근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안흥찐빵에 대해 군수품질인증제를 시행하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난립한 브랜드 문제로 품질관리가 어려웠던 안흥면이 이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법정공방으로 이어진 원조 논쟁
 
쫀득한 밀가루 빵 속에 들어있는 달달한 팥앙금. ‘안흥찐빵’은 겨울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골 메뉴다. 안흥찐빵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은 이유는 ‘옛날에 대한 향수’ 때문이기도 하다. 1997년 IMF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가 힘들어지자 사람들은 가난한 시절 어머니가 정성껏 만든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때 갖은 고생과 시행착오를 거쳐 손으로 직접 만드는 찐빵만을 한결같이 고집해 온 안흥찐빵의 원조 심순녀 할머니(72)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지금의 안흥찐빵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그 뒤 안흥의 찐빵가게들은 1~2년 만에 수십여 개의 빵집이 생겨나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2009년 ‘기계로 만든 찐빵을 안흥찐빵이라 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로 업체간 법정공방이 오가고 여기에 지리적 상표 등록 분쟁이 더해지면서 이미지 추락을 불러왔다. 이런 문제들로 횡성군 대표 축제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던 찐빵축제도 한동안 열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작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에 횡성군은 지난해 말 ̒안흥찐빵산업 육성 조례̓ 를 제정해 전통의 맛 ‘안흥찐빵’ 품질을 군(郡)에서 인증하기로 했다. 그동안 난립했던 안흥찐빵의 브랜드 관리를 통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고 한다. 
 
안흥찐빵의 종가, 심순녀 할머니의 장인정신
 
횡성군 안흥면 ‘찐빵 마을’에는 수십여 개의 찐빵 집들이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이곳에서 몇 백미터 떨어진 심순녀 할머니 찐빵 집이다. 큰길가에 있는 빵집에는 연신 차들이 들어서 몇 박스씩 사가는 손님들로 이어졌다. 평창이 고향인 이은미(여, 55) 씨는 “한 박스에 5000원이었을 때부터 사먹었다. 다른 집과 달리 팥이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고 맛있으며 반죽이 부드럽다”고 말했다. 심순녀 할머니의 인생은 안흥찐빵의 유래와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할머니는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찍 밀가루 반죽을 하고 가게 뒤에 있는 무쇠솥에서 직접 팥을 푹 삶아 소를 만든다. 오로지 손으로만 만드는 전통의 방식을 고집하여 안흥찐빵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이 일하는 아들, 딸에게 모범을 보이고 평생 해야 할 일이라 정성을 가지고 일한다. 밀가루나 팥 가격이 비싸 이윤이 적더라도 좋은 국산 재료만을 쓴다”고 말했다.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말이다.
 심순녀 할머니는 타지 손님들이 엉뚱한 찐빵을 먹고 실망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하다고 했다. 안흥찐빵의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안흥찐빵이 돈벌이 목적으로 어느 순간 기계로 대량생산 되고 원가 절약을 위해 수입산 팥을 사용하면서 품질이 저하돼 진짜 안흥찐빵의 역사를 지켜온 분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역상생 정신이 안흥찐빵 살릴 수 있어
 
경주의 대표 특산품인 황남빵이 5년째 지역 농가에서 생산되는 팥을 전량 수매, 지역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경주 황남빵이 경주지역 특산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기업이념을 실천해 지자체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안흥찐빵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크다. 찐빵으로 마을이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순녀 할머니 빵집 손님들은 아침 일찍부터 빵집 앞에서 줄을 선다. 덕분에 인근의 음식점도 호황을 누리게 된다. 손수 손으로 빵을 빚다 보니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있어 기다리다 지친 손님들이 식사를 위해 인근의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또한 할머니들이 직접 손수 빵을 만들면서 지역 내 고령 인력 고용에도 이바지한다. 이외에 인근지역에서 팥, 밀가루 재료 등을 구매하기에 농가에도 도움을 많이 준다. 이처럼 안흥찐빵이란 대표적인 명물이 이번 품질 인증제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되길 바란다. 2018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긴밀한 협력으로 안흥찐빵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외국사람들에게도 진정한 한류푸드로까지 알려지는 지역 명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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