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오면 못 온다고 말해 달라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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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오면 못 온다고 말해 달라 전해라~
연재 2016년 이것만은 바꾸자 - ① 예약 후 연락 없이 부도내는 노쇼(No show), 문화 후진국의 징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6.01.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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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를 맞아 본지에서 선진 시민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우리 함께 개선해야 할 작은 변화들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이번 호에서는 서비스 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예약 부도 줄이기에 대해 살펴보았다. 

Contents
▶ 1. 새해에는 못 오면 못 온다고 말해 달라 전해라 - 노쇼
   2. 여기가 놀이터? 어머님이 누구니 - 공공장소 예절
   3. 씹고, 뜯고, 그만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 악성댓글  
 

“전화 한 통 미리 해 주는 게 그리 어려운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 중인 박충식(가명) 씨는 얼마 전 모 단체로부터 연말 회식을 예약받았다. 그런데 예약한 당일 아무리 기다려도 고객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황당하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평소 가게를 자주 찾는 고객인 탓에 긴 말을 할 수 없었다. “전화 한 통 미리 해 주는 게 그리 어려운가…” 허탈한 박 씨는 그저 한숨 섞인 혼잣말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처럼 예약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 없이 부도를 내는 것을 ‘노쇼(No-show·예약 부도)’ 라고 부른다. 원래는 항공업계에서 사용되던 용어인데, 요즘은 병원·식당·미용실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에서 만연해 있다.
얼마 전 C일보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노쇼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국내 음식점의 예약 부도율은 약 20%에 달하며, 기타 서비스 업종까지 합치면 15%나 된다고 한다. 예약 부도 시 미리 준비한 식자재를 낭비하게 되고, 다른 손님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매출이 생계와 직결되는 소규모 영세 상인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노쇼로 인해 발생하는 국내 매출 손실액은 한해 8조 2,780억 원 정도이며, 고용 손실은 10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선진국은 예약금 제도로 노쇼 줄여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노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유럽이나 미국의 평균 예약 부도율은 4~5% 정도로 우리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노쇼를 보고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많다. 왜 예약 후 1시간이나 늦게 와서는 되려 자리를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치는지, 예약도 일종의 약속인데 어째서 취소한다고 연락을 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한민국의 노쇼는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악명이 높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한 스시집은 한국인의 예약 부도가 너무 빈번해 아예 한국인의 전화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노쇼는 한류로 쌓은 긍정적인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럼 미국 등 선진국의 예약 부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예약금 제도가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뉴욕의 한 식당의 경우 예약금을 받은 후 노쇼가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사례도 있다. 또 유정현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비스 제공자 역시 예약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2016년에는 성숙한 예약 문화를 기대

한편 작년 연말부터 노쇼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 42만 개 식당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외식업중앙회의 ‘노쇼는 노!’ 캠페인을 시작으로 최현석, 오세득 등 유명 셰프들도 노쇼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계속된 이런 흐름이 올해도 꾸준히 이어진다면 2016년에는 노쇼가 획기적으로 줄고 올바른 예약 문화가 정착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한 명 한 명의 자발적인 참여다. 신뢰와 계약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이라는 어려운 얘기를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서로 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적인 매너가 아닐까. 노쇼는 상인에게는 경제적인 피해를 줌과 동시에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행위다. 예약을 약속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 부득이하게 약속을 취소해야 할 경우 꼭 미리 연락해 주는 것, 올 한 해 반드시 정착되길 바라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다.
 

노쇼를 줄이는 3가지 방법

1. 묻지마식 이중 삼중 예약은 이제 그만, 예약은 신중하게 
2. 부득이하게 예약을 취소할 때는 친절한 전화 한 통 
3. 올바른 예약 문화 정착되도록 예약금 내기에 적극 동참 하기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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