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 안되는 대한민국
상태바
분노조절 안되는 대한민국
기획 현실에 대한 불만을 사회에 표출하는 분노조절장애, 그 해법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10.25 0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분노가 만연하고 있다.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거나 욱하는 순간을 극복하지 못해 폭언, 폭행, 보복운전, 무차별적 범죄로 이어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면서 급기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분노조절에 어려움 느끼는 현대인들 증가 
 
지난달 23일, 이모(35) 씨는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인근 도로에서 운전 중 시비가 붙은 상대 운전자를 들이받아 하반신 골절상을 입혀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조사에서 “회사 선배에게 질책을 받아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시비가 붙었고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러한 분노 범죄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것은 평소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 해도 예상 밖의 상황 속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타인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이른바 ‘분노조절장애(憤怒調節障碍)’ 때문이다. 
분노조절장애로 상담을 받고 있는 직장인 최 모(39, 서초구) 씨는 “언론에 나오는 분노 범죄가 남의 일 같지 않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쉽게 화를 내고 분노가 조절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큰 문제를 일으킬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요즘 최 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감정 조절 기능 상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이렇게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입시, 취업 등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 구도와 한국인 특유의 조급증 등이 한국인의 분노 정서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9일 발표된 OECD의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회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해져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인 요인 외에 개인의 심리적 문제도 요인으로 꼽힌다. 
밝은마음심리치료센터 이배훈 소장은 “분노조절 문제는 심리적인 원인이 많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한 스트레스, 자존심이 상할 때, 이해받지 못할 때 등 이러한 심리적 요인들이 누적되면서 통제의 범위를 넘어설 때 분노조절장애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분노조절에 대한 통제력 향상시켜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분노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될까? 우종민 인제대학교 스트레스연구소장은 분노조절장애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분노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먼저 해야할 것은 피하는 것이다. 짧게는 30초, 길어도 분노가 지속하는 시간은 3분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분노도 어떤 상황에서는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쏘아붙이거나 다그치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분노에 강한 마음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한데 사고의 유연성을 제한하는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당위적인 표현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노의 감정에 대하여 개인적 관리도 중요하지만 분노조절장애도 엄연히 정신 질환의 하나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초기에 증상이 발견되면 심리상담을 통해 분노조절에 대한 통제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안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정신과적 치료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드물어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울러 청소년기에 받는 교육이 올바른 가치관 형성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우쳐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한 편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개인들의 감정 조절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에 대한 관심과 소통으로 올바른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분노를 줄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한다면 앞으로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문제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