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예룸예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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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 예룸예술학교
기획 예룸예술학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8.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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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룸예술학교(교장 지우영)’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예술대안학교이다. 남보다 좀 느리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국내 최초 예술대안학교 문을 열다
 
“하나, 둘, 셋, 넷! 발끝은 하늘로, 뒤꿈치는 엉덩이로~” 현대 무용을 배우는 시간. 총 20명의 학생들이 한명씩 나와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동작을 따라한다. 서툴고 정확하진 않지만 동작을 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즐겁다. 기자가 찾은 예룸예술학교에서는 무용 기초실기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학생들 같지만 이 곳은 경계선 지능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이다.
경계선 지능이란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일반인에 비해 지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지능검사 결과 지능지수가 71~84 사이인 범위에 속하며 주의 산만, 행동 미숙, 낮은 학업 성취도, 사회성 결여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 대부분은 일반 학교에선 또래 집단에 소외되거나 심지어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반면 지적장애 학생들에 비해 상위 학습이 가능하므로 반복 숙달에 맞춰진 현행 특수교육은 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렇게 일반학생과 장애학생 사이에 끼여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예룸예술학교(노원구 덕릉로 699)가 지난 4월 개교했다. 
 

예술 수업으로 자존감 회복 및 사회성 키워
 
무용가 겸 안무가로 활동 중인 지우영 교장은 경계선 지능의 아들을 보낼 학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2015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에 지원, 선정되어 이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했다.
예룸예술학교에는 무용창작, 연극, 합창합주, 창의적 표현 등 다양한 예술 수업이 있다. 예술을 통해 몸이나 소리, 그림 등의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친구들과의 그룹 활동으로 사회성도 높아지게 된다. 
김성아 교감은 “예술교육으로 학생들의 예술적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나중에 사회에 진출했을 때 직업 활동에도 도움이 되도록 가르치고자 한다. 제대로 예술을 가르치기 위해서 교사진도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예술교과 외에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보통교과 수업도 진행한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또래의 일반 학생들과 같은 수준의 공부 진도를 맞추는 것은 어렵지만 수준별로 맞춤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자신감을 갖고 공부를 하고 있다. 
김민재(중1) 학생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선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친구들과 다 같이 친하게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놀이 활동이나 무용 등 일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과목을 배울 수 있어서 즐겁게 수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배정 등 정책적 지원 절실
 
학교가 개교한 후, 한 학기를 보내며 학생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남을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수업 중 음감에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해 전문 작곡 레슨을 받는 학생도 있다. 또 위탁형 대안학교 교장, 영화감독, 그림동화 작가 등 미래를 향한 꿈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 예룸예술학교에겐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예산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김 교감은 “학년별로 수업이 이루어지려면 교사들이 더 필요한데 지원 받는 교사 월급은 2명분에 불과해 교무부장과 교장은 급여 없이 봉사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지금 중학생들이 졸업 후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 과정도 생각 중이며 여기서 쌓은 경험으로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에게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예술로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성인으로 성장할 이들의 행보가 기다려진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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