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분단국가로 만들었던 ‘철(鐵)의 장막’
과거 구(舊) 소련과 서구 세력의 대립구도는 유럽을 40년간 나누었었다. 소위 ‘철의 장막’으로 불리는 동유럽과 서유럽을 나누는 경계는 북해의 핀란드부터 흑해에 이르기까지 23개의 유럽 국가를 지나 총 8,500km에 이른다. 구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이데올로기로 나뉘었던 이 경계선은 EU연합의 구성과 함께 그 종적을 감췄다.
이 철의 장막은 독일을 서독과 동독으로 나누는 경계선이 되었는데, 이곳은 독일 통일 이전 동독 정부가 서독으로의 탈출을 막으려고 설치한 지뢰와 철조망, 감시탑, 자동발사 장치로 덮혀 있어 죽음의 선을 의미했다. 이 죽음의 선은 총 길이 1,400km에 폭은 최소 50m에서 최대 200m 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죽음의 선이라 불리던 이 철의 장막이 걷히고 동서 통합이라는 감격의 장소로 기억된다.
연령대별로 다양한 생태 환경 프로그램 운영
40년간 동·서독 국경지대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으로 멸종 위기에 있는 수많은 희귀 동·식물류 약 1,000여 종이 서식하고 있는 청정지역이었다. 독일 통일 이후, 국경지대를 푸르게 조성하자는 민간주도의 환경생태운동으로 시작된 ‘그뤼네스반트(녹색 띠) 프로젝트’로 각 지역마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환경단체들이 나서 지뢰와 철조망을 제거하고 주변 개발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해 왔다. 친환경 관광지대를 위해 800km에 이르는 산책길을 조성하여 자전거 하이킹과 도보 트레킹을 할 수 있고, 연령대별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 환경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분단과 냉전의 상처로 얼룩졌던 국경지대를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생명의 녹색지대로 탈바꿈한 그뤼네스반트를 보면서 한반도 DMZ(비무장지대)도 생태·평화의 공간으로 바뀔 그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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