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가면 절벽에 매달린 관棺을 볼 수 있다
상태바
필리핀에 가면 절벽에 매달린 관棺을 볼 수 있다
필리핀 케손 남경현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5.31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굴이나 절벽에 관(棺) 매달아 안녕(安寧) 기원
 
필리핀 루손 섬의 북부 산간지역,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고 불리는 ‘사가다(Sagada)’는 마닐라로부터 북쪽으로 약 300㎞ 떨어진 오지다. 해발 1,500m 고지에 있는 이 도시는 약 9천 명의 주민들이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시내에서 가까운 루미앙 동굴에는 1천 년 이상의 세월을 지켜 온 수많은 관(棺)들이 절벽에 달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천 년 전부터 전해 오는 이 장례풍습은 관을 동굴이나 절벽에 매다는데, 사가다의 선조들이 가족을 자연으로부터 보호하고 가축을 기를 때 도움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시체를 땅에 묻으면 악마가 영혼을 훔쳐간다고 생각해서 영혼을 쉽게 거두어 갈 수 없도록 관을 절벽에 매달거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에서 새 먹이로 주기 위해 매단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건강과 위생 문제로 풍습 사라져
 
이 풍습은 사가다 주민들이 시체가 있는 관을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진 동굴에 두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험한 절벽에 관을 매달기 위해 석회암벽에 구멍을 뚫고 지지대를 설치한 다음 관을 올려놓고 끈으로 묶었다. 지금도 일부 사가다 사람들은 이런 전통 장례 풍속을 따라 죽은 후 절벽에 매달리기를 소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풍습은 1980년대 들어 문명화 되어 묘지들이 세워지면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해 건강과 위생을 이유로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편 묘지가 되어 버린 동굴들과 매달려 있는 관들은 보존되어 사가다의 명소가 되었는데, 이 밖에도 이 마을은 크게 자란 소나무들, 쌍둥이 폭포, 호수, 벼 경작지(Rice Terraces)인 계단식 논과 메아리 골짜기(Echo Valley)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이한 장례 풍습인 매달린 관,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석회암 동굴, 유네스코로 지정된 라이스 테라스 덕에 이곳은 해마다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