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이 주인인 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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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이 주인인 치과
기획 [기획특집] 주민 1200여 명이 뜻 모아 작년 9월 노원구에 개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5.10 0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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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치과’ 하면 비싼 진료비나 과잉진료를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치과만큼은 믿을만한 곳을 찾는데, 작년 9월 개원한 노원구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든 ‘마을치과’가 기존 치과와는 다른 운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뢰를 기본으로 운영되는 마을치과
 
“치과에서 권유하는 치료를 다 하고 꼬박꼬박 정기점검 받으러 다니는데도 치과에 갈 때마다 충치가 몇 개씩 나타나요” 10년 째 한 군데 치과를 정해 놓고 치료를 받았던 한 환자의 하소연이다. 물론 개인마다 치아 상태가 달라서 충치가 잘 생길 수는 있지만,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 환자들 입장에서는 작은 충치 몇 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마을치과에서는 이 환자에게 “지금 치료하지 않고 조금만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고 진단해 주었다. 작은 차이지만 이 말 한마디에 마을치과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는 아주 높아진다. 
이런 치과를 만든 사람은 의사나 한 개인이 아니라 바로 믿을 수 있는 치과를 간절히 원하는 시민들이다. ‘함께걸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함께걸음 의료사협)’을 통해 시민들이 힘을 모아 직접 만든 것이다. 치과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탁 트인 대기실이었다. 또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진료실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아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있는 치과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곳 치과에서는 조합원들에 한하여 10% 할인율(비급여 항목에 한하여 조합지원 10%)이 적용되며,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환자들을 지역의 후원자들과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소 3주 예약이 잡혀 있을 정도로 비조합원인 일반 주민에게도 인기가 있다. 
 
‘함께걸음 의료사협’이 주인공
 
마을치과를 개원한 노원구에 위치한 ‘함께걸음 의료사협’은 치과 바로 옆 사무실에 위치해 있다. 함께걸음 의료사협은 1993년 노원구의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의료봉사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 의료진은 한 달에 두 번 방문 진료를 하다가 장애인들 뿐 아니라 장애인 가족들과 의료인 및 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2002년 ‘함께걸음 의료생활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필요는 물론 지역사회의 필요도 같이 해소해 보겠다는 취지로 시작하였으며, 지역사회의 의료취약계층 지원도 도모하고 있다. 
2008년 2월 한의원 개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요양센터를 개소했고, 2013년 ‘함께걸음 의료사협’으로 전환한 이후 2014년 9월 치과를 개원하였다. 함께걸음 의료사협 강봉심 상임이사는 “조합원들을 모으는 과정과 큰 액수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많았지만 혼자 꾸는 꿈은 꿈에 그칠 수 있어도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되더라구요”라고 말하며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협동조합 구조로 예방의료 시스템 발판 마련
 
마을치과는 지역 치과의사회와도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상생하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격 덤핑 등으로 환자를 끌어들이려는 취지가 아닌 신뢰성에 있어 우수한 치과를 선보여 지역 병원에 좋은 영향을 주면서 전체 지역 주민들의 의료복지 서비스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치과가 좀 더 안정되면 요양원을 설립하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많아 이를 계획하고 있으며, 노원구 60만 명의 10%인 6만 명의 조합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이사는 협동조합 병원이 많아지면 치료보다는 예방 위주의 의료시스템을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연 기자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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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2015-05-11 22:15:14
강봉심 상임이사님 젊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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