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맞아 만학도들의 뜨거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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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맞아 만학도들의 뜨거운 도전
[탐방] 아현중학교부설 방송통신중학교를 찾아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3.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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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최초로 방송통신중학교가 금년 3월에 개교되어 화제다. 여러 사정으로 중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중장년의 만학도들이 꿈에 그리던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현중학교부설 방송통신중학교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247)를 신입생 예비소집일에 찾아가 보았다.

방송통신중학교 개교로 평생학습길 열려
 
방송통신중학교(이하 ‘방송중’)은 중학교 학력을 취득하지 못한 성인과 학업중단 청소년들에게 학력취득 기회를 주기 위해 2013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공립 중학교로, 교육방법은 방송·정보통신(이하 “원격수업”)을 통한 수업과 격주 토요일 출석 수업으로 한다. 서울(아현중), 강원(남춘천중, 원주중, 강릉중), 전북(전라중), 경남(진주중) 신설 6개교에는 총 638명이 입학할 예정이고, 이 중 50∼80대 늦깎이 학생이 577명(90.4%)으로 나타나 방송중이 고령자들의 자아실현뿐만 아니라 배움의 기회 제공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방송중은 올해 6개 학교가 개교해 전국에 총 12개교로 늘어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중학교에 다니지 못한 사람은 386만여 명에 달하며 서울에만 54만여 명이 있다. 방송중은 정규 출석수업 외에도 학기마다 현장체험학습도 있고 학기말에는 기말고사가 진행된다. 또 각자 관심이 있는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도 하며 합창대회에 나가기도 한다. 학습경험인증제로 자신의 특기, 적성, 흥미에 맞는 학교 외 학습경험을 교과목으로 인정받아 수업을 경감받거나 조기졸업도 가능하다. 방송통신중에서는 교과교육뿐 아니라 인성, 진로교육 및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을 할 수 있어 학업중단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배움에 나이는 중요치 않아 
 
“한 가람 굽-어-보는 애우-개 동산~” 음악교사를 따라 아현중학교부설 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한 중장년들이 중학생처럼 학교의 교가를 따라 불렀다. 방송중 신입생과 각반 담임 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예비소집일에서는 학교생활안내, 교가배우기, 각반 배정 및 담임교사 소개가 이어졌다. 그동안 배움의 기회를 놓친 미학력 성인 165명이 지원해 모집정원인 60명을 초과했는데, 시교육청은 배움의 의지가 넘치는 만학도들을 모두 합격시켰다. 
이날 예비소집일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어르신들이 모여들었다. 인천에서 함께 입학한 세자매를 비롯해 자녀들의 응원을 힘입어 함께 온 부부도 있고, 멀리 전라북도 부안에서 중학교 2학년으로 편입해 온 70대 할머니도 계셨다. 
서울 흑석동에서 온 이상우(남, 66) 씨는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형편이 좋지 않아 가구점에 취직해서 일하다 보니 배움을 놓쳤다. 자식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1950~60년대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가난과 질병으로 인해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여자들이 더 그랬다. 이제 많은 세월이 지나 안정적인 중년의 삶을 이뤘지만 배우지 못한 한이 남아 있기에  배움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방송중학교 교사들도 보람과 긍지 느껴

아현 중학교 교사들은 평일에는 중학생들을 가르치고, 격주 토요일에는 방송통신중학교 학생들을 지도한다. 이날 예비소집일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신입생처럼 학교생활에 대한 호기심에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학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교사들은 청소년 중학생을 가르칠 때 와는 다른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담임을 맡은 최병준 교사는 “나이 많으신 분들이 교사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선생님’ 하고 부를 때는 근래 잃어버린 교권을 느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배움은 끝이 없다.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중장년들의 환한 미소가 아현중학교 교정에 넘친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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