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지킨 우리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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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지킨 우리 문화유산
현장르포 [탐방]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을 찾아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1.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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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분별한 개발로 소중한 문화유산과 전통마을이 자취를 잃어 가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문화유산기금(서울 성북구 성북동 126-20)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英國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은 산업혁명을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룬 영국에서 1895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영국은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 그리고 자연·문화유산의 독점적 소유에 의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였다. 내셔널트러스트가 확보한 자연·문화유산에 대해서는 개인이나 국가의 소유가 아닌 ‘시민의 유산’으로 사회적 소유가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으며 영원한 보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국내에는 자연을 보호하는 내셔널트러스트 본부와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있다.
자연을 보호하는 확보 자산은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동강 제장마을, 내성천 범람원 등이 있으며, 문화재를 보호하는 확보 자산은 제1호인 ‘최순우 옛집’ 2호 ‘나주 도래마을 옛집’ 3호 ‘조각가 권진규 아틀리에’ 등이 있다.
 
시민들이 지켜낸 시민문화유산 1호 ‘최순우 옛집’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2014년 문화유산 보호유공자 포상에서 국내 문화유산 보존·관리부문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재)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하 문화유산기금)은 문화유산 보존 첫 사례인 서울 성북동 ̒최순우 옛집̓(2006년 등록문화재 268호로 등록)의 개소와 함께 설립되어 이를직접 보존·관리하고 있다. 
시민이 지켜낸 문화유산 1호인 최순우 옛집은 1930년대의 근대 한옥으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로 유명한 미술사학자 혜곡 최순우 선생이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살았던 고택이다. 문화유산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고증을 통해 생전의 모습을 재현해 내며 당시의 분위기를 잘 보여 주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최순우 선생은 성북동의 문화예술인인 간송 전형필 선생, 김기창, 박수근 화백들과 함께 우리 문화를 진정 사랑한 분이었다.  6.25 전쟁 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를 북한에 넘어가지 않게 생명을 걸고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문화유산기금은 직접 소유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뿐 아니라, 서울 북촌 한옥마을이나 서울 성북동의 마을공동체에도 참여하며 지역 문화 활동을 위해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을 진행해 왔다. 
서울시에서 미래유산 1호로 지정한 ‘윤극영 가옥’은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 ‘설날’과 ‘반달’의 작곡가인 윤극영 선생이 살던 곳으로 문화유산기금에서 소장품 정리와 도록발간, 전시실 기획‧조성을 맡았다. 또한 2013년부터는 종로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가옥̓의 보존과 활용에 협력하고 있다. 
 

전통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도 인기

최순우 옛집에서는 겨울 휴관을 맞아 특별한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약리작용을 가진 재료들을 사용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향베개 만들기 ‘향침(香枕)요법’ 프로그램이다.
이날 프로그램엔 초등학생부터 80대 노부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아흠자향 오은주 강사는“전통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랍기도 하지만 바람직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화유산은 건물뿐만 아니라 당시의 인물 및 문화가 어우러진 것이다. 앞으로 문화유산기금 재단이 더욱 활발한 문화유산 보존과 시민참여 활동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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