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그리고 삶도 치유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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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그리고 삶도 치유해 줍니다”
기획 [탐방] 노숙자를 위해 무료의술을 펼치는 요셉의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5.01.0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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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노숙자, 행려자,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무료로 의술을 펼치는 곳이 있다. 육체의 질병 뿐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도 치유해 주고, 다시 사회에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톨릭 사회복지부설 요셉의원 (영등포구 영등포동 423-57)을 찾아가 보았다.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설립자 故 선우경식 원장
 
“가난한 환자는 내게 하느님의 선물이었다”라고 故 선우경식 원장(1945~2008)은 말했다.
가톨릭의대 졸업, 미국 메디컬 센터 내과 전문의, 그리고 종합병원 내과 과장 등 누가 봐도 안락한 삶이 보장된 의사였던 故 선우 원장은 1983년 서울 신림동 철거민촌 의료봉사를 계기로 가난하고 병들어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왔다. 의료봉사를 하던 후배 인턴을 도와주기 위해 1987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요셉의원을 개원하였고 1997년에 지금의 영등포 요셉의원으로 이전하여 운영하고 있다. 
평생을 노숙자와 극빈층, 외국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무료 진료를 펼쳐 온 ‘영등포 쪽방촌의 슈바이처’ 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은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진료에 헌신하였다. 이같은 헌신은 수많은 의료봉사자, 지원자들의 참여로 이어졌고, 놀라운 사랑의 기적을 일궈 냈다. 설립 초기에는 쌀도 떨어지는 등 재정이 부족해 여러번 문 닫을 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생기고 故 선우 원장이 직접 주변 의사 친구들에게 찾아다니면서 후원을 부탁하는 등 각고의 노력으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무료병원 운영
 
요셉의원은 기존의 병원과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다.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로 병원이 운영되며 의료혜택을 못 받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해주고 있다. 매일 10여 명의 자원봉사 의사들이 와서 진료를 하고 약사, 간호사, 병리실 검사원 등 병원 관계자들과 행정, 주방, 이발 봉사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는 육체의 질병 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고, 환자들이 재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는 진정한 종합병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병원의 공간이 제약되어 있기에 방마다 다목적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을 위한 모임실, 음악치료실, 도서관 등이 날짜와 시간대를 달리하여 같은 방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진료실도 1진료실, 2진료실 등 과(科) 별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 1진료실에서 내과 의사가 진료하면 내과가 되고, 치과 의사가 들어가면 치과가 되는 식이다. 
10년 동안 의료봉사를 했던 심재훈 박사는 “그동안 만났던 환자 중에 재활해서 새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마음이 따뜻하다”고 병원 회보에서 밝혔다.
이외에도 급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쉼터가 있고, 환자들의 낡고 오래된 옷을 기부 받은 옷이나 새로 구매한 속옷으로 갈아입혀 주는 옷방도 있다. 노숙자를 위한 무료 급식소 토마스집이 쉬는 매주 목요일에는 병원 구내식당에서 무료로 저녁 식사를 제공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숨은 이웃들
 
자원봉사자 김종문(남, 55) 씨는 전에 난치성 피부염으로 어려움을 겪다 요셉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재활에 성공해 일하고 있다. “요셉의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주방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봉사자들의 한결같은 바램은 환자들이 재활에 성공해서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봉사는 자칫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얻는 게 더 많다. 
병원 행정사무실에서 자원 봉사하는 변수만(남, 76) 씨는 “가끔 환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치료받은 환자가 고맙다고 사탕이나 초콜릿 몇 개를 주고 갈 때 정말 보람되다”고 말했다. 점점 더 각박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27년 동안 자원봉사와 후원만으로 병원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드리는 따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웃 사랑과 나눔에 대한 정신을 실천하는 제2, 제3의 요셉의원이 늘어나 우리 사회가 더욱 밝아지길 기대해 본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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