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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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대화 체험전’에 가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2.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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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얻게 된 새로운 세상
 
깜깜한 어둠 속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움직인다면 어떨까? 아마 그 속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어느 쪽으로 가야 해요? 라는 말과 손으로 무언가를 더듬는 행동일 것이다. 이처럼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이것은 무엇인가요?”라며 질문하게 만들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며, 쓰지 않던 손끝의 감각을 극대화시킨다.
‘어둠 속의 대화’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각을 통한 일상적 틀을 깨는 전시회로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국제 전시회이다. 국내에서도 4년간 18만여 명이 관람했으며, 그 중 34%가 재관람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일상의 경험’이라는 특별한 체험을 선사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진정한 소통과 자아의 발견 
 
지난 19일 금요일, 기자는 어둠을 통한 특별한 체험을 하기 위해 북촌 한옥마을을 방문했다. 8명이 한 조가 되어 100분 동안 체험을 하는 ‘어둠 속의 대화 전(展)’은 명칭답게 어둠을 하나의 전시물로 이용해 새로운 세계의 여행으로 체험자들을 초대한다. 
어둠 속 여행에서 사람들은 안내자인 로드마스터의 목소리에 집중해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고, 실수로 처음 보는 사람의 손이나 팔 등 신체부위를 만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불쾌함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어둠으로 인해 체험자들끼리 특별한 유대감과 친밀감이 생긴다.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들을 사용하다 보면 때로는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알게 해 준다. 실제로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강아지라고 말한다거나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던 음료를 맛없다고 느끼는 등의 체험은 본다는 것의 편견이 얼만큼 많이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회사 워크숍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번 전시회를 관람한 유리아(아트라스콥코 홍보팀 부장) 씨는 “시각적으로 모든 게 차단되니 처음 만난 분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이번에 새롭게 만난 팀원을 의지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전시회 한 곳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존재합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은 어떤 것을 판단할 때 시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것은 판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 하지만 어둠은 단순히 두려움만 안겨 주는 것은 아니다. 익숙한 것이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일상의 환경,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등 어둠은 우리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다른 방식으로 알려 준다. 피곤한 일상에서 가끔은 눈을 감아 보자. 어둠은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현주 기자 julees43@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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