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은 달라도 마음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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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달라도 마음은 똑같습니다”
특집 [인터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진짜 한국인 방대한 씨를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2.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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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외국인 150만 명 시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아온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한겨울 추위만큼 차갑고 매섭기만 하다. 
여기 그런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이가 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남자 방송인 방대한 씨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저는 방글라데시 가난한 가정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습니다. 가족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1996년 먼저 한국에 거주하던 둘째 형이 한국으로 올 것을 권유했습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로스쿨에 갈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한국에 가서 열심히 일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편견과 차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피부색 때문에 왜 샤워를 안 하냐는 놀림을 받은 적도 있었고, 제가 버스 뒷좌석에 앉으려고 하면 사람들이 저를 피해 자리를 뜨곤 했습니다. 서툰 한국어로 어렵게 길을 물어봐도 무시하고 지나가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만약 내가 미국인이라도 나를 이렇게 대했을까?’ 하며 한국보다 가난한 동남아시아에서 왔기 때문에 나를 차별한다는 생각이 들어 서러울 때도 많았어요.  
 
어떻게 방송인으로 활동하게 되었는지
 
노래가 제 인생을 바꿨죠. 음악을 좋아해 평소 한국 노래를 즐겨 불렀는데, 2009년 지인의 추천으로 KBS전국노래자랑 충북 음성군 편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제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2010년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영화 ‘방가? 방가!’에 출연하게 되었고, 저예산 영화임에도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매스컴과 신문을 통해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방송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기억이 하나 있다면, 영화 촬영 당시 고향에 계신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촬영 일정 때문에 미처 아버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들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게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외국인 노동자였던 저에게 한국사회가 많은 사랑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10년이 넘는 한국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는 겉모습 빼고는 모든 것이 한국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번은 오랜만에 방글라데시를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고향 음식을 먹자 소화가 안 되고 몸에 두드러기가 났습니다. 그때부터 해외에 나갈 때면 고추장, 쌈장, 된장을 싸가지고 다닙니다.   
정 많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아름다운 사계절 등 한국이 너무나 좋아서 귀화를 결정했고, 이름 역시 제가 태어난 방글라데시의 ‘방’과 제2의 고향인 대한민국의 ‘대한’을 따서 ‘방대한’이라고 지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것이 한국인의 정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다하더라도 여러분이 베푼 친절과 배려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살아올 수 없었을 겁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저를 도와 준 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가 받은 사랑과 행복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한국인 그리고 재한 외국인들에게 한마디
 
오늘날 저와 같은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많은 한국인이 세계 각지로 나가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소통과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다문화라는 말을 버렸으면 합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태어난 나라도 다르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열심히 살아가는 방대한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15년 새해 소망이 있다면 
 
내년 초 ‘비빔밥’이라는 싱글 앨범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기막힌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모두가 함께 신명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마음으로 준비한 노래입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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