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때 힘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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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때 힘이 나죠”
현장르포 [탐방] 서울의 중심 1, 2호선 시청역을 찾아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2.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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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과 2호선이 함께하면서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7만여 명으로 유동 인구가 많고 주말엔 각종 행사, 집회 등이 열려 항상 붐비는 서울의 중심 시청역. 오늘도 이곳에서는 시민들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하 전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시청 역무원
 
시청역 사무실 안에 들어가니 역내 곳곳을 모니터링하는 CCTV화면이 보이며 4~5명의 직원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월요일 오후에 방문한 날 역사에서 대낮부터 취객으로 한바탕 소동을 겪은 역무원들이 들어왔다. 정상적인 요구가 아닌 막무가내로 억지 주장을 하고 질서 및 통제를 따르지 않을 때 역무원들은 제일 괴롭다. 매일 여러 민원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그들은 여느 감정노동자와 다를 바 없었다. 항상 지하에서 일하기에 대부분 감기·비염·천식 등에 시달리며 잘 낫지도 않는다. 또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51세를 넘다 보니 때론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거나 점검 중이면 장애인용 전동 휠체어 등 무거운 물건들을 들어 올리다보니 허리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보호자를 동반하는 시각장애인 분들이 보호자 대신 역무원들의 도움을 무조건 받으려 해서 난처한 경우도 있어요. 저희가 가능한 도와주지만 먼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 늦어질때도 있는데 이해를 잘 못해주시면 아쉽죠”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날 만난 시청역 역무원들은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여기서 안 좋은 일을 바로 바로 잊지 않으면 근무가 더 힘들어져요. 빨리 다음 업무에 집중하고 시민들에게 웃는 모습으로 서비스 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역무원 최홍섭(남, 47) 씨가 말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지하철 문화 만들어야
 
유실물 센터에서는 물건을 찾아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기쁘고 물건주인이 지방에 있으면 택배로도 보내준다고 한다. 그러나 물건을 못 찾을 때 가끔 무조건 해결하라고 떼를 쓰는 승객들이 있으면 난처하다. 일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재밌는 일은 없었는지 기자가 물어보았다. “지갑을 잃어버렸다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해 집에 갈 차비가 없다고 한 번씩 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겉모습이 신사 같아서 올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안 오고, 별로 기대하지 않은 사람은 오히려 음료수를 들고 찾아 온다”고 웃었다. 
한번은 할아버지가 치매기가 있는 할머니를 데리고 앞서 가시다가 할머니를 중간에 잃어버렸다가 한참만에 찾았다. 그 후 다른 역에서 환승하면서 할머니가 먼저 타고 문이 닫혀 할아버지가 못 타 또 경찰에 신고하여 나중에 겨우 찾는 등 하루에 두 번 생이별한 노부부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어른들 얘기가 나오자 최용하(남, 54) 역무원은 “65세 이상 노인분들은 불편하시더라도 꼭 경로카드나 신분증을 소지하고 지하철을 이용하시면 좋겠다. 그리고 최근엔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부정승차나 잡상인이 늘어나 단속에도 한계가 있어 시민들 스스로의 질서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역무원들은 넓은 지역에 지하철 안전점검, 안내, 시설관리, 정산 등 많은 일들이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계단 등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새벽에 눈 치우는 등 기계가 할 수 없는 곳에 손을 많이 쓰고 있다. 이외에 틈나는 대로 대민업무도 병행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고 있는데 근무 중 다른 근무자에게 업무부담을 안주면서 시간을 따로 빼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서로에게 관심과 감사 표현이 필요합니다”
 
시청역을 책임진 변은경 (여, 54) 역장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시민들도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꼭 신고를 해주길 바라며 또 급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질서있게 행동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이날 역무원들의 하는 일을 보니 슈퍼맨처럼 다양한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했다. 또 주·야간 돌아가면서 휴일과 휴가, 명절 등을 챙기지 못하고 일하는 고충도 있다. 이처럼 바쁜 역무원들의 일과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수고를 할 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보다 감사의 표현을 전하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공공의 서비스를 너무나 당연해하게 생각하고 감사해 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뒤돌아 봐야겠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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