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식사 한 끼 같이 하실까요?”
상태바
“오늘 식사 한 끼 같이 하실까요?”
포커스 도시의 외로움 달래 주는 ‘소셜 다이닝’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1.16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5%를 넘어 섰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정겨운 모습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 아쉬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요즘 홀로 밥을 먹어야 하는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는 소셜 다이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 밥 먹는 ‘혼밥족’ 급증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자 불 꺼진 원룸이 나를 기다린다. 자취생활 2년이 지났지만 혼자 먹는 밥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갚아야 할 학자금과 전세자금을 생각하면 직장 동료들과 하는 저녁 식사도 부담스럽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행복하게 밥을 먹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한 30대 초반 직장인의 사연 中-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대학생이나 30대 초반의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른바 ‘혼밥족’이 늘고 있다. ‘혼밥족’이란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학생 6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2%가 하루 한 끼 이상 혼자 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혼자 밥을 먹는 이유로는 혼자 먹는 것이 편하고 익숙하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누군가와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서로를 신뢰하고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밥상에 마주 앉아 한 끼 밥을 먹다 보면 남남 이었던 사람도 어느새 형동생하는 사이가 되는 게 우리의 문화다. 함께 밥을 먹는 문화는 점차 줄어들고 이른바 ‘혼밥족’이 늘어나는 현상은 점점 대화와 소통이 사라지고 단절되어 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함께 먹고 이야기 하는 사이 마음까지 통해 
 
이런 ‘혼밥족’과는 대조적으로 함께 먹는 밥을 매개로 소통하고 인간관계를 만들어가자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ning)’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소셜 다이닝’이란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 건강한 식사를 함께 나누며 서로 소통하는 모임을 말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중화된 모임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급증하는 1인 가구와 맞물려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소셜다이닝 플랫폼 사업을 하는 한 업체의 경우 창업 2년 만에  9천여 건이 넘는 모임이 이뤄졌고, 현재 진행 중인 모임만 해도 200여 건이 넘는다. 
지난 일요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소셜 다이닝 모임. 대학생부터 취업준비생, 직장인까지 나이, 성별, 직업도 각기 다른 젊은이들이 모여 있었다. 첫 만남의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 먹다보니 어느새 화기애애하게 변해갔고, 직장생활부터 취업과 진로, 연애 등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이야기하다보니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됐다. 
처음으로 모임에 참석한 직장인 이영민(男, 28) 씨는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내 좀 더 자주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 끼 밥이 대화와 소통의 매개체 역할 담당
 
이 모임에서 만나 둘도 없는 친구로 발전하거나, 모임에 함께 참여 했던 이들이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사례도 많다. 
또, 참여자 중 일부는 직접 모임을 운영하는 주관자가 되기도 한다. 2년 전부터 모임 주관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곤(男. 34) 씨는 “평소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게 소셜 다이닝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우리 가정의 모습을 보면 아무 대화 없이 밥을 먹거나 각자 바쁘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뜬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 밥상에 둘러 앉아 주고받던 따스한 대화와 소통을 더욱 그리워한다.   
소셜 다이닝 모임에 참석한 이후 함께 먹는 한 끼 밥이 대화와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줄 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어쩌면 갈수록 단절되어 가는 우리 사회를 다시 이어 줄 수 있는 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한 끼 밥에 있지 않을까.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