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가끔 멍~때려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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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가끔 멍~때려도 좋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1.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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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매일 잠깐씩 하고 있는 ‘멍때리기’, 우리는 그것을 시간 낭비, 비생산적인 활동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숨 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멍때리는 시간이야말로 지친 두뇌를 쉬게 하고 맑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멍때리기 대회’, 현대 사회 스트레스 해소 위해 열려
 
지난 10월 27일 13시 서울시청 앞 잔디밭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펼쳐졌다. 성별, 나이, 직업과 상관없이 50여 명이 모여서 1시간 동안 누가 더 멍하니 앉아 있느냐를 가리는 ‘멍때리기 대회’였다. 이 대회의 취지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한순간이라도 떨치고자 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심하게 움직이거나 딴짓을 하면 안되는 것은 물론 심적으로도 제대로 멍을 때리고 있어야 한다. 즉 대회의 심사기준은 심박수를 측정하여 가장 안정적인 수치를 보인 사람이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몸이 스트레스와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심리적으로 이완된 상태가 될 때 심박수와 혈압이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우승은 최연소 참가자인 9살 소녀에게 돌아갔다. 이 터무니없고 황당한 대회를 주최한 도시놀이 개발팀의 한 관계자는 “멍때리는 것을 우리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한편으로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멍하게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것을 대회의 형식을 빌려 개최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이여 뇌를 쉬게 하자
 
‘멍때리기’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우승을 자신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쉬운 일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대회가 개최된 이유가 너무나도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멍때릴 시간조차 없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은 아닐까? 조용히 앉아 생각할 시간이나 아무 생각 없이 파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번 ‘멍때리기 대회’가 신기하고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멍하니 앉아 하루를 시작하고, 애플 CEO였던 ‘스티브 잡스’도 산책을 자주 즐겨 뇌를 비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처럼 혹사 당하는 뇌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멍때리기’를 습관적으로 너무 자주하면 뇌세포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돼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두뇌를 너무 사용하지 않고 멍때리기를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이날 대회에 참가했다 기권한 김미영(여, 35) 씨는 “일을 생각하지 않고 멍때리려고 했는데 영업직이어서 전화를 한 번도 꺼놓은 적이 없다. 30분 이상 받지 않으면 불안해서 결국 기권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현대인들은 ‘멍때리기’가 필요하지만 결코 ‘멍때리기’를 허용하지 않는 복잡한 현대사회의 감옥(?)에 갇혀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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