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는 일용직 근로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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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일용직 근로자의 삶”
[탐방] 방배동 오케이두리 인력사무소를 찾아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1.01 1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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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게 깔린 지난주 토요일 새벽 5시 30분. 사당역 인근 인력사무소 안에는 일거리를 얻기 위해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최근 이러한 일용직 근로자들의 세계를 다룬 최초의 책이 출간돼 화제다. ‘하루 일자리 미학’의 저자 김한성(53세) 대표가 운영하는 오케이두리 인력사무소를 찾아가 보았다.

새벽을 여는 인력사무소의 하루
 
기자가 찾아간 인력사무소는 새벽이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 구인자로부터 일거리를 받아 일용 근로자들을 각자 일터로 내보내고(출력) 있었다. 김대표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려 댔다. “곰방(벽돌나르기) 2명, 철거 3명 보내줘요.” “000씨, 지하철 타고 영등포 아파트 현장 공사장으로 빨리 가세요.” 인력사무소의 새벽은 마치 총성 없는 전쟁터 같았다. 출력이 마무리될 즈음 사무실을 둘러보니 먼저 “고객감동, 옳은 가치추구”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벽면에는 고객만족도 도표 및 각종 지표들이 걸려 있어 마치 대기업 현장사무소 같이 잘 정리된 느낌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일용 근로자가 100만 명이 넘었으나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국민들의 관심은 미약하다. 4대 보험 및 퇴직금 등 복지를 위한 시스템은 무방비 상태이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이웃이다. 
이날 새벽에 만난 김주한(가명, 45세) 씨는 “현재 대형마트에서 영업직으로 일한다. 평일 야간 알바도 하고 주말엔 인력사무소에 나와 다양한 일을 할 때 삶의 에너지가 생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고, 향후 인력소개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용직 근로자에게 국가의 관심과 지원 필요
 
일용직 근로자라고 해서 하루 그냥 시간 때운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그들을 고용하는 고객(건설업체, 인테리어업체, 철거업체 등)들의 입장에서 일당을 지불한 것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인력사무소의 가장 어려운 점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력 공급을 못하는 것이다. 이날 방문한 두리 인력사무소에는 일용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신상 및 관련기술이 상세하게 적힌 파일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또 일한 후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받아 만족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조금 더 혜택을 주는 등 합리적인 경영을 하고 있었다. 또 다른 곳과 다르게 일용직 근로자들을 위해 라면, 생수, 목장갑 등을 구비해 무료로 나눠주고 있었다. 이런 차별화된 조치들로 인해 두리 인력사무소는 인력업계 최고 수준의 고용서비스 우수인증기관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김대표는 근본적으로 이들에 대한 국가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그는 “교육 받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수당 등 인센티브를 주어 참여를 늘리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교통비 지원 및 근로장려금 제도를 도입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생각을 바꾸면 삶이 변화된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새벽부터 나와 열심히 살려는 의지는 높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무엇보다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계획이 없다. 3년, 5년 후에도 발전이 없이 그대로인 사람들이 많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일부 일용직 근로자들이 가능성이 희박한 도박이나 로또에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에 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쪽에는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발전을 위해서는 매일 반성하는 자세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의 습관과 생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작은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일용직 근로자 중에서 모범이 되는 사람이 나와 동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일용근로자 협동조합 김한성 이사 짤막 인터뷰
 
1) 일용근로자 협동조합은 어떤 계기로 공동 설립하였나
건설공제회에 등록된 일용직 근로자는 400여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가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며 일용근로자들의 권익과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설립하였다.
 
2) 향후 활동계획은
앞으로 일용직 근로자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직업 교육 및 마인드 교육을 할 계획이다. 특히 겨울철 비수기 때 기능교육을 하여 고객만족을 실현해 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인생을 하루하루의 삶이 아닌 중·장기적인 꿈과 희망을 갖고 자기계발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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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용호 2014-11-02 18:20:05
귀중한일을노동자를대신해서.협동조합성공하시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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