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도 당신의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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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도 당신의 가족입니다"
기획 [기획 취재] 요즘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10.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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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무조건적인 친절과 서비스를 베풀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이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요즈음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어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정노동, 최근 사회문제로 부각
 
감정노동(emotional labor)ʼ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ʼ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사람들에게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을 말한다. 즉 화가 나도 표현하지 못하고 배우가 연기하듯 감정을 숨긴 채 일하는 것을 말한다. 언론에 가끔씩 감정노동 문제가 다루어지기 시작해 지난 2013년에는 국민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른바 라면상무, 빵회장ʼ으로 불리는 사건 때문이다.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한 대기업 상무가 온갖 트집을 잡으며 여승무원을 괴롭히다 잡지로 얼굴을 때리고, 어느 베이커리 회장이 이동 주차를 요구하는 호텔 지배인을 장지갑으로 때리는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공분을 산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오로지 돈과 성공, 그리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자신을 위해서는 타인의 인격마저도 마구 짓밟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특히 최근 젊은 세대들이 취업난으로 각종 아르바이트나 임시직 등에서 일하면서 많은 감정노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심각한 수준
 
감정노동에 노출된 대한민국 서비스업 종사자 수가 1,0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는 곧 감정노동의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감정노동자는 언제나 화를 참다 보니 다른 업종보다 훨씬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 각 직군 노동자별 우울증 비율을 보면 서비스직 노동자 즉 감정노동자의 26.6%가 심리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이는 징계 해직자의 우울증 비율 28.5%와 거의 비슷한 수치로 감정노동자가 얼마나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항공사 승무원,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계산원과 판매원, 호텔이나 음식점의 종업원 등 감정노동자들이 보여주는 미소 뒤에는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통이 숨어 있다.
저가 항공사에서 객실승무원으로 일하는 김용현(남, 34) 씨는 “많은 사람들의 컴플레인에 시달리다 보니 감정컨트롤이 잘 안되고 퇴근 후에 사람 많은 장소를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다. 승무원도 손님들과 같은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대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정은희(여, 25) 씨는 “항상 웃으면서 한 톤 높은 목소리로 어떤 항의에도 긍정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 직장에서 받은 좋지 않은 감정 때문에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짜증을 낼 때가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따뜻한 감사와 배려의 한마디가 필요
 
기업이 먼저 서비스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하지 못한 직원이 과연 최상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들과 기업의 인식부터 변화해야 한다
또한 고객도 무조건적인 서비스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이들도 나와 똑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또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란 생각으로 배려해 주어야 한다. 감정노동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문제제기를 할때도 합리적 절차에 따르는 소비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정현 기자 cool@igoodnews.or.kr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짤막인터뷰
 1) 감정노동으로 인한 젊은 세대의 후유증은 어느 정도인지
감정노동에 따른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청년들은 자존감의 저하, 우울증, 자기 공격성과 같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스트레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사람에 대한 상처가 쌓인 이들은 취업거부(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와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2) 기업 또는 고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콜센터나 백화점, 카지노 등의 사업장이 아니더라도, 편의점-커피숍-레스토랑-주점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아르바이트 사업장 또한 극심한 감정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에서 이와 관련한 제도개선책을 내야 함은 물론 고객 또한 소비자와 감정노동자가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 나가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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