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K 택시 넘어 세계 최고의 택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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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MK 택시 넘어 세계 최고의 택시를 꿈꾼다
[인터뷰] 비전택시대학 정태성 총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8.0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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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거부, 불친절, 각종 범죄. 흔히 우리나라의 택시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처럼 일반 국민들 상당수가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겠다는 신념으로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들을 양성하는 곳이 있다. 바로 비전택시대학이다. 이 대학의 총장 정태성 씨를 만나 보았다.

택시대학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어느 날 우연히 서적을 통해 MK택시의 성장신화를 접하게 되면서 택시기사로서의 비전과 가치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MK택시 본사에 수년간 문을 두드린 끝에 MK택시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으로서 신입사원 연수를 받게 되었다. 연수과정을 수료 후 MK택시 유태식 부회장이 “한국에서 이대로 실천하면 많은 비난과 질시를 받게 될 것이다. MK택시도 그랬다. 그러나 10년만 꾸준히 하면 그때는 사람들이 인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격려했다. 
배운 것을 실천하고 그리고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 택시를 탄 승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오다 보니 내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다는 더 큰 꿈이 생기게 되었다.
 

비전택시대학에 가면 무엇을 배울 수 있나
 
비전택시대학은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학비 전액 무료이며 2년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비전택시’의 브랜드 마크인 ‘V’자 스티커를 택시에 부착할 수 있도록 수여한다. 교육과정은 심폐소생술·응급처치·안전운전교육·이미지메이킹·커뮤니케이션·외국어 등 실용주의 수업이다. 
그러나 이 대학에서 무엇보다 중시하는 수업은 인문학 강좌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해도 결과가 다른 것은 인생과 직업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서이다. 올바른 인생관과 직업관을 정립하려면 인문학 강좌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각계 인문학 교수들에게 강의를 부탁하고 있다. 택시대학 운영비용은 모두 자비로 하고 있는데 주로 외부 강연을 다니며 받은 강연료로 충당하고 있다. 
 
정태성 총장님 택시에는 특별한 것이 많다는데
MK택시, Black cap 연수를 통해 택시 최고의 서비스 수준을 배워보니 따라하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기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연수에서 배운 것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쌓여 특별한 것이 되었다. ▲6종의 향수 ▲모든 IT기기의 급속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뒷좌석 모니터 ▲심장제세동기, 응급처치키드(응급처치·심폐소생술자격취득) ▲예약손님을 위한 레드카펫 ▲와이셔츠와 나비넥타이 ▲각종 이벤트(교복 코스프레, 페이스북 이용 공짜 탑승 등)  이미지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지컨설턴트 자격증 등 46개의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택시업계 문제점은 무엇이며 해결방안이 있다면
 
현재 서울시에서 운행되는 택시는 약 7만 3천여 대로 인구 142명 당 1대 꼴이다. 반면 영국의 경우는 700명 당 1대이다. 이로 인해 서울시 택시의 실차율이 47.5% 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의 적정 택시 대수는 500명 당 1대 정도인 2만 대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택시가 너무 많다 보니 수익성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생존권 자체가 문제인 택시기사들에게 친절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 무리한 요구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승객들이 우리 편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택시업계에서도 자정노력을 해야 한다. 서비스가 좋은 택시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승차거부나 부당한 택시요금 요구 등을 하는 택시기사에게는 벌점을 부과해야 한다. 같은 업에 종사한다고 감싸다보면 같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오늘 하루도 운전대를 잡고 있을 동료들에게 한마디
 
택시운전을 계속할거냐 다른 직업을 찾을 것인가 고민하던  어느 날 새벽 손자의 부축을 받고 한 할머니가 택시에 혼자 탔다. 그 할머니는 가계에 보탬이 되려고 구청에서 제공하는 일터로 나가는 길이었다. 열흘간 만 일해 27만 원을 버는데 몸이 불편하니 택시를 타는 거였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3천 3백 원이 나와 3천 원 만 달라고 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버럭 화를 내시며 “젊은 양반도 새벽부터 나와 일하는데 내가 깎을 수 없지”라며 5천 원을 주셨다. 제가 자꾸 사양을 하니 어른이 주는데 받아야지 하며 내리셨다. 할머니가 절뚝거리며 걸어가시다 뒤를 돌아보며 “오늘 열심히 일하세요!”하며 환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드는 거다. 이 할머니를 보내고 3일간 고민하다 지금까지(18년간) 택시를 운전하고 있다. 
이 할머니과 같이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생각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손님을 맞아준다면 언젠가는 승객들도 우리 편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지원 기자 jiwonba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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