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아니라 새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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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아니라 새 힘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4.2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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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빅토리아 호수 근방의 루오 부족 마을인 케냐 미고리에서 선교할 때 아내가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어두컴컴한 한밤중, 침대만 덜렁 있던 보건소에 루오 부족 아낙네들이 출산하러 아내 뒤에서 차례를 기다렸다. 몇 분 간격으로 여인들이 출산의 진통으로 신음소리를 내자, 루오족 산파 겸 간호사가 그들의 뺨을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 아내도 자기에게 성큼 다가온 간호사를 보자 겁을 냈다.
삶 속에서 신의 존재를 의식하고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인생관이 있다. 루오 부족 여인들은 출산의 진통이 고통이 아니라 신이 내려 준 새 힘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산고로 소리를 내면 위로부터 받은 새 힘이 다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에 미련하다며 따귀를 때린다고 한다.
"아줌마, 당신은 절대 스스로 생명을 낳을 수 없어요. 그래서 하나님이 새 힘을 주셨어요. 이건 고통이 아니라 새 힘이에요. 새 힘!" 고통스러워하던 아내에게 소소히 이야기해 주던 루오 간호사의 음성을 혼자 듣기에 너무 미안한 하루였다.

 
전희용 목사/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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