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에 보존해야 할 치유의 숲 장성 축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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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에 보존해야 할 치유의 숲 장성 축령산
[탐방] 황폐해진 땅에 나무 심어 거대한 숲을 조성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4.04.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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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축령산에는 청딱따구리 수컷이 “쿄쿄쿄~” 노래를 하며 암컷을 부른다. 습지에는 2월에 짝짓기를 위해 빙판에서 철퍼덕 미끄러지던 것도 마다 않던 북방산개구리가 낳은 알이 어느새 올챙이로 부화했다. 축령산은 故 임종국 선생1915-1987이 황폐해진 땅에 나무를 심어 거대한 숲을 만들어 낸 결실이다.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전남 장성군 축령산을 찾아가 보았다. 

온갖 어려움 속 나무사랑으로 치유의 숲 만들어
 
우리나라 50~60년대에는 산에 불을 질러 밭으로 농사짓고, 나무를 땔감으로 쓰기 위해 함부로 베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춘원 임종국 선생은 광복 후 나무를 키우는 일을 하면서 나무 가꾸는 조림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김성수(金性洙 1891-1955) 선생 소유의 산에서 자라고 있는 편백과 삼나무가 겨울에도 푸른 잎을 자랑하며 이국적으로 쭉쭉 뻗은 모습에 한 눈에 반했다. 선생 소유의 산 1ha에 삼나무 5천 주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1956년 봄부터 황폐해진 땅에 나무를 심었다. 생계유지가 어려웠던 시절 조림사업에 대한 주위의 부정적이고 따가운 시선을 이겨야 했고, 엄청난 돈과 정성이 들어갔다. 54세인 1968년에 전국적으로 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논밭의 곡식은 물론 나무까지 말라 죽는 위기에 처했다. 선생은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리며 필사적으로 나무들을 보살폈는데,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 모습을 보고 조롱했다. 하지만 어깨에 피멍이 들어도 물을 지고 나르는 모습에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녹았고 모두 함께 물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 죽어가는 나무를 살려냈다.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다”는 유언을 남긴 그는 1976년까지 21년 동안 나무를 심고 가꾼 결과 그 숲은 현재 596ha, 253만여 그루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공조림지가 되었다. 
 
‘치유의 숲’ 축령산, 4가지 테마 숲길 즐길 수 있어
 
축령산은 백두대간 호남 정맥의 노령산맥 줄기가 남서쪽으로 뻗었고, 높이는 621m로 장성 서삼면과 북일면에 걸쳐있는 산이다. 전북 고창과 경계지역에 있으며 고창에서는 문수산(文殊山)이라 부른다. 삼림욕을 통한 심리적 안정과 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중 7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편백나무가 우거진 축령산을 찾고 있다. 
축령산 중앙부는 서부지방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장성 치유의 숲’이, 장성군에서 조성한 숲을 감아 도는 도보 코스 ‘둘레길’이 있다. 
‘치유의 숲’은 넓은 임도를 중심으로 4가지 테마의 숲길이 각각 1시간 30분 내외의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 ‘하늘숲길’코스인 하늘바라기 쉼터에는 어른 20~30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길이와, 약 40도 각도의 등받이가 있는 벤치가 있어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무료로 운영되는 산림치유 및 숲해설 프로그램이 있으며 다음카페(장성치유의숲,http://cafe.daum.net/mom-mamhealing)에서 신청 가능하다. 
치유의 숲으로 향하는 길은 4가지 방향이 있으며 ▲노약자나 아이는 경사가 완만한 추암(서삼면 추암리 664) ▲휴양관에서 쉬었다 가고 싶다면 대덕(서삼면 대덕리 356) ▲대형버스 주차를 원한다면 모암(서삼면 모암리 590) ▲금곡영화마을은 금곡(북일면 문암리 500) 방면을 추천한다. ‘둘레길’ 코스는 도보로 6시간 40분이 소요되는 1일 코스와 약 4시간 소요되는 한나절 코스, 3시간이 소요되는 등산로 코스가 있다.(장성군청 홈페이지 참조)

임권택 시네마테크 최근 개장, 주변 볼거리도 풍부
 
치유의 숲에서 차량으로 약 40분 거리에 임권택 영화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업적을 기념하기 위한 ‘임권택 시네마테크(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59-4)’가 3월 20일 개관했다. 장성문화예술공원 내에 들어선 시네마테크는 전통, 사랑, 역사, 길이라는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전시됐다. 전시관 입구를 들어서면 맞은편에 ‘길’을 주제로 한 ‘영상 상영공간’에서 영화 ‘서편제’ 중 명장면 진도아리랑 씬이 펼쳐지고 송화(오정혜)의 노랫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류순자(60, 장성군 북하면)씨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는 한국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의상, 정서 등 모든 것을 다 감상하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시네마테크 주변에는 천년고찰 백양사, 남창계곡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장성 치유의 숲 안내센터: 061) 393-1777~8
임권택 시네마테크: 061) 390-8460~1
 
(광주) 정수연 기자 ls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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