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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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가다
[탐방]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떡볶이계의 지존(至尊)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2.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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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는 음식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알짜배기 음식 명소 8곳을 음식테마거리로 선정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떡볶이 거리로 유명한 서울 중구 신당동이다. 

어린 시절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포장마차 떡볶이의 치명적인 유혹, 학창시절 고픈 배를 달래주던 학교 앞 분식집의 대표 간식, 야근하는 날 고단한 몸을 뒤로하고 동료들과 둘러 앉아 먹는 스페셜 야식까지…, 떡볶이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국민 간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떡볶이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곳이 바로 신당동이다.
 
신당동 떡볶이, 어떻게 시작됐을까?
 
지난 주 일요일 찾아간 신당동 떡볶이 타운에는 약 10개 정도의 떡볶이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과거에는 10평 남짓한 조그만 가게가 빼곡히 늘어서 있었지만, 작은 가게들이 하나둘씩 합병하거나 혹은 사라지면서 이제는 10곳 정도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언제부터 신당동에 떡볶이 타운이 생겨났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혹자에 의하면 한국전쟁 이후 지금의 떡볶이 거리 자리에 떡볶이를 만들어 파는 좌판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본격적으로 신당동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즉석 떡볶이가 크게 유행하면서부터인데, 이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라는 고추장 광고로 유명했던 故 마복림 할머니이다. 마복림 할머니는 오늘날 신당동 떡볶이로 불리는 고추장과 춘장을 섞은 양념으로 만든 즉석 떡볶이의 시초로 알려졌으며, 그가 별세한 이후에도 후손들에 의해 이어져 오고 있는 ‘마복림 떡볶이’는 지금까지도 신당동 대표 맛집 중 하나다. 
신당동 떡볶이 거리는 70~80년대 프로판 가스가 보급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당시 유행하던 뮤직박스가 도입되면서부터 신당동은 방황하던 청춘의 해방구이자, 젊음의 거리로 전성기를 누렸다. 
 
썰렁해진 거리… 대형가게와 영세가게 함께 성장해야 
 
그러나 30년이 지난 신당동의 모습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자본을 들여 대형화 했거나, 맛집으로 유명해진 곳을 제외한 영세 가게들은 주말임에도 썰렁하기만 하다.  신당동을 찾는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든 탓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홍보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서울 광진구에서 거주하는 김성원(男, 39세) 씨는 “학창시절 추억을 생각하며 가끔 떡볶이를 먹으러 오는데, 예전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그래서 일부러 덜 알려진 곳을 주로 찾는다. 이곳 역시 30년 전통을 가지고 있고, 맛도 어느 집 못지 않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이제 신당동 떡볶이 타운에는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 지켜온 고유의 맛과 전통은 지켜나가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맛과 문화를 개발해 나가야만 한다. 또, 잘되는 한 두 집이 아닌 거리 전체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주변 상인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도 더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신당동 떡볶이 거리가 활성화되어 다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인의 입에 오르내릴 그날을 기대해 본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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