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도 안 부럽다! 괴산의 자랑 절임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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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도 안 부럽다! 괴산의 자랑 절임배추
37년 만의 대풍으로 채소 가격 폭락, 창의적인 발상과 축적된 노하우로 위기 극복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11.1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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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7년 만에 대풍년이 찾아왔다. 하지만 정작 농민들은 그리 달갑지가 않다. 공급과잉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오히려 우리 농가들의 지혜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이겨나가고 있는 국내 최대 절임배추 생산지 충북 괴산을 찾아가 보았다.

연 매출 300억, 해외로도 수출하는 절임배추

김치도 담그고, 전도 부치고, 국도 끓이고, 쌈도 싸먹고…, 배추는 우리 밥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국민 채소다. 배추 가격은 물가를 측정하는 척도로 쓰이며, 한편으로는 수많은 농부의 땀과 애환이 담겨 있는 먹거리이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봄배추는 해남, 여름은 강원 지역, 가을은 괴산 등 중부지방의 배추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김장철을 앞둔 시기에 출하되는 괴산 배추로 만든 절임배추는 그 맛과 품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지난 11월 10일 쌀쌀해진 날씨 속에 찾아간 괴산의 배추 농가는 본격적인 절임배추 판매 시즌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장철 배추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군내
6개 작목반에서 시작된 절임배추 사업이 이제는 괴산의 상징이자 명물이 된 것이다. 괴산군 관계자에 의하면 충북 괴산에는 약 800곳의 절임배추 농가가 있으며, 매년 약 120만 박스(박스당 20kg)를 출하한다고 한다. 작년 한 해 약 3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으며, 외국에 수출까지 한다고 하니 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괴산 절임배추가 성공한 이유를 배추 생산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환경, 엄선된 종자, 90~100일 사이 최적기에 수확한 배추, 신안의 천일염을 사용하는 등 복합적인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괴산 절임배추가 입소문을 타면서 귀농하는 인구도 점점 느는 추세다.

최근 배춧값 폭락 등 어려움도 많아

하지만 최근 풍년으로 인해 배춧값이 폭락하면서 괴산의 배추농가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농민은 “최근 배춧값 하락으로 소비자 10명 중
3명은 더 싼 판매처로 이동한 것 같다. 그나마 오랫동안 거래해 온 기존 고객이 있어서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개인이 아닌 기관이나 단체와 거래하던 농가들에 타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농민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 앞으로 2~3년 안에 절임배추의 품목이 농산물 가공품에서 식품으로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절임배추 작업장의 대대적인 시설보완이 필요한데, 이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농민들에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잘되는 이유?…“장사꾼 아닌 농사꾼의 마음”

괴산시골절임배추영농법인 대표 정순천 씨는 괴산 절임배추가 사랑받는 이유를 묻자 “배춧값이 폭등했을 때도 손해를 보면서 이미 예약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했다. 그렇게 신뢰를 지켜나간 것이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맛과 품질도 뛰어나지만, 이익을 남기는 장사꾼이기보다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농사꾼의 마음으로 일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또, “잘되는 게 있다고 해서 외형만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생산은 물론 고객관리 등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가 있어야 비로소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비결을 말했다. 최근 우리 농업의 경쟁력 제고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농업의 6차 산업(농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괴산 절임배추의 성공은 어떤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좋은 제반 시설 이전에 진심으로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농업의 6차 산업화로 가는 지름길임을 말해주고 있다.

강민수 기자 wonderwork91@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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