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죽어가는 아프리카를 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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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죽어가는 아프리카를 살리고 있습니다”
연재 굿뉴스의료봉사회 뒷이야기 - ②
  • 이진희
  • 승인 2013.08.31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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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다니며 아픈 이들에게 따뜻한 치료의 손길과 희망을 선물하고 있는 굿뉴스의료봉사회는 작년부터 특별한 전쟁을 시작했다. 바로 서부 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에 짙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 풍토병 ‘부룰리 궤양’을 퇴치하기 위한 싸움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아프리카에 일어난 놀라운 소식을 황효정 원장을 만나 들어 보았다. 
 
‘부룰리 궤양’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병인가.
 
부룰리 궤양의 원인은 불명확하나 물벌레에 물리거나 작은 상처를 통해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엔 모기 물린 자국처럼 작게 부풀어 오르는데, 그 상처가 터지면서 점점 넓게 피부가 파여 궤사가 일어나고, 결국은 피부ㆍ신경ㆍ근육ㆍ뼈까지 파먹어 들어가는 무서운 병이다.
발병 초기에 제일 강한 항생제라고 알려진 리팜피신이나 스트렙토마이신을 사용하면 치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 그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다. 한번 치료 시기를 놓치면 현재까지는 치료 방법이 없어서 전 세계적으로 이 병에 대해 사실상 포기 상태였다.
 
아프리카 내 ‘부룰리 궤양’의 만연 실태는.

서부 아프리카의 주요 3대 풍토병 중 하나로 약 41%가 코트디부아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연간 약 7,000명 이상의 부룰리 궤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지만, 현지에 가보면 주민이 몇 안 되는 작은 마을에서도 수십 명의 환자가 있는 수준이라 전체 환자 숫자가 제대로 보고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이 병을 치료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작년에 쿠키TV에서 굿뉴스의료봉사회로 연락을 해서 우리에게 ‘부룰리 궤양’이라는 풍토병을 소개했고, 그 병이 제일 심각하다는 코트디부아르에 봉사를 갈 때 동행 취재해서 치료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 계기로 현지에서 처음으로 부룰리 궤양 환자들을 만났는데 당시 그 모습이 너무 처참했다. 특히 주 발병층인 어린아이들이 치료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없이 평생 장애를 안고 살거나 죽음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최선을 다해 이 병을 치료해 보고자 결심을 하였다.
 
치료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나는 아토피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인데, 아토피도 피부 재생이 그 핵심이기 때문에 부룰리 궤양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치료약을 만들었다. 
‘코난크로’라는 마을 내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처음 치료를 시작했는데, 5~6개월치의 약을 현지 의사에게 주고 경과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한 달 뒤, 현지에서 “선생님이 주신 그 약을 먹였더니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사진을 보내왔고, 그때부터 약 1년간 치료를 계속해 왔다. 
올해 여름 코트디부아르를 재방문했을 때, 그 43명 중 이사 등의 사유로 치료를 꾸준히 하지 못한 8명을 제외한 35명의 결과를 확인했는데, 그중 치료가 완료된 19명에게서 궤양으로 썩어 들어간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치료 대상자 및 현지의 반응은.
 
이번에 마을을 방문했더니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며 우리를 맞이하러 나왔다. 어떤 아이는 그동안 자기는 누군가에게 업혀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다고 말하며 감격해 하기도 했다. 실제로 상처가 낫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옆 마을에서도 치료를 원하여 이번에 추가로 40명의 치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함께 봉사를 했던 현지 의대생이 우리의 치료 경과를 보고는 깜짝 놀라면서 대학병원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코트디부아르 청소년부 장관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이때까지 이 병을 치료하겠다고 나선 이는 여러 명이었으나 실제로 치료되지 못해서 큰 고민이었는데, 앞으로 굿뉴스의료봉사회가 부룰리 궤양을 치료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라며 꾸준한 치료를 당부하였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 부룰리 궤양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코트디부아르 정부와 협력해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아프리카 나라가 희망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 일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우리로 하여금 이 병을 치료하게 하신 하나님을 발견하고 마음에 받아들이게 된다면 좋겠다. 
 
대담·정리/ 이진희 기자 jh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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