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는 인생의 내비게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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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는 인생의 내비게이션입니다”
연재 굿뉴스의료봉사회 뒷이야기 - ①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3.08.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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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의료봉사회(2008 발족)’가 2013년 여름에도 어김없이 가나·탄자니아·코트디부아르·케냐 등 의료의 손길이 절실한 곳에 사랑을 전하고 돌아왔다. 발족 이후 매년 굿뉴스의료봉사회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옥수수치과’의 이승호 원장과 정지인 치위생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 굿뉴스의료봉사단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이승호(이하 이) 처음 의대에 들어갈 때에는 의사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개업을 하고 나니 재정·경력 등 외형적인 것들에 매이게 되었고, 어느새 내가 의사인지, 사업가인지 헷갈릴 정도가 되면서 많은 회의를 느꼈다. 그러던 중 굿뉴스의료봉사회를 알게 되었고, 2008년 봉사회의 첫 활동에 함께한 이후로 매년 여름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지인(이하 정) 2008년 카메룬에서 해외봉사활동 하던 중에 의료봉사를 하러 온 굿뉴스의료봉사회를 처음 만났다. 사실 그전까지 ‘치위생’이라는 내 전공이 나랑 맞는건지 등등 고민이 많았는데, 이 오지까지 찾아와서 사람들을 위해 의술을 펼치는 그들을 보며 내 진로에 확신을 갖게 되었고, 졸업 이후 3년째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의료봉사를 떠나 맞닥뜨렸던 현지 상황은.

이: 간단한 구강보건 지식도 없어서 치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치과를 가본 적이 거의 없으니 치과 진료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다. 말라위에서 만난 어떤 환자에게 신경치료를 해주었는데, 치료가 끝난 후에도 집에 갈 생각을 않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내가 발치를 하지 않았다고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했다고 한다.(웃음)
 
현지에서 어떤 의료 활동을 펼쳤는지.
 
이: 크게 발치·수복(修復) 등 치료 사업과 구강보건교육으로 나눠서 진행했다. 치과는 장비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오지에 갈 때에는 구강보건교육에 중점을 두어 진행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교육 후에는 칫솔과 치약을 나눠주어 실생활에 교육이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봉사의 어려운 점과 그것을 이겨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정: 의료봉사활동은 자비로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매년 가기엔 경제적인 부담도 있고, 수십 시간 걸리는 비행과 현지에서 쉴 틈 없이 환자들을 보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다. 그런 걸 떠올리면 ‘내년에는 정말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만나고 나면 ‘아, 정말 오기를 잘했다’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각이 바뀐다.
이:  치과는 무겁고 큰 장비들을 많이 가져가야 된다는 점도 힘든 요소 중 하나고, 특히 요즘에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의약품 후원이 많이 줄어든 것도 고민이다. 그래도 굿뉴스의료봉사회를 위해 어려운 와중에도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주는 후원자들이 계셔서 그분들의 고마운 정성과 사랑을 우리가 대신 전하고 온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 함께 의료봉사를 떠난 의료인 중 숙소나 음식 등에 대해 불평을 하는 분이 계셨다. 어느 날, 탄자니아의 한 초등학교에 가서 구강보건교육을 하고 칫솔과 치약을 나눠줬는데, 대부분 옷도 허름하고 1/3 가량의 아이들이 신발을 신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분이 많은 것을 느낀 듯 했다. 교육을 마치고 떠나려고 할 때, 그 아이들이 우리 버스를 둘러싸고 감사의 합창을 불러줬는데, 그 합창을 들으며 그분이 눈물을 펑펑 쏟던 모습이 기억난다. 
정:  코트디부아르를 갔을 때, 현지 치대생 한 명이 우리 봉사회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 친구에게 최선을 다해 내가 아는 지식들을 나눠줬는데,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 소식을 들어 보니 그때 우리가 해준 교육을 바탕으로 현지 아이들에게 꾸준히 구강보건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에 다닐 때에는 과연 내가 배우는 이 지식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지식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 
 
굿뉴스의료봉사회에 참여를 희망하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 의료봉사활동 중에는 의사라는 한 사람과 환자라는 한 사람이 만나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된다. ‘그래, 내가 이래서 의사가 되고 싶었지’라는 초심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서 환자를 대할 때도 이전과는 다른 자세로 임하게 된다. 굿뉴스의료봉사회는 여러분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알려주고, 잘못된 위치에서 바른 위치로 돌이킬 수 있도록 해주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줄 것이다. 
정: 내가 하는 일은 작은 일에 불과하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평생에 한 번 있는 큰일인 것을 보며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굿뉴스의료봉사회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참여도 가능하니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후원을 부탁드린다.
 
대담·정리/ 이진희 기자 jh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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