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는 인생의 행로와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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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는 인생의 행로와 유사합니다”
[인터뷰] 특별인터뷰 - 박칠성(경보 국가대표, 삼성전자 육상단) - 죽음의 레이스, 경보 국가대표 박칠성 선수를 만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8.3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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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출전 사상 역대 최고의 성적을 일구어내 대한민국을 들뜨게 했던 ‘2012 런던올림픽’.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의 메달 수확으로 비인기 종목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올림픽이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비인기 종목 중 하나인 경보에 출전해 3시간 45분 55초(13위)라는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돌아와 쉴 틈 없이 다음 경기 출전을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박칠성(30세) 선수를 만나보았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는데 소감 한마디.

사실 런던올림픽 출전 이전 전반기 훈련 중 컨디션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하루하루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훈련을 소화해왔습니다. 50km나 되는 경보 구간 도중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평소 훈련의 힘이 컸습니다.
또한 경기 도중 정신을 잃지 말라고 코치님이 식초물을 준 작전이 적중했고, 아울러 선수·코치·스태프의 3박자가 맞아서 한국 기록 갱신이라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10여 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하셨는데 경보의 매력은 무엇인지.

경보는 육상 경기 중의 하나로 빨리 걷는 운동입니다. 빨리 걷다 보면 저절로 엉덩이를 실룩실룩하기 때문에 약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보통 여자들이 뛰는 속도보다 빠른 운동입니다. 100m에 약 17초 정도의 속도를 내는 경기죠.
현재 올림픽에서는 20km와 50km 경기만 남아있는데 50km 경기는 기록이 4시간 가까이 걸리는 남성 종목으로 ‘죽음의 레이스’라고도 합니다.
경보 경기는 인생의 행로와도 같습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매너리즘에 빠져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완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테네 올림픽 때 20km에 처음 출전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를 포기하려고 하자 지도자께서 순위에 상관없이 무조건 출전해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기온이 37~38°C의 무더운 날씨임에도 ‘완주가 목표다’라는 일념으로 걸었는데, 제가 들어오고 나서 바로 경기 클로징을 위해 문을 닫았습니다. 완주한 사람 중에 제가 꼴등이었지만 완주가 목표였기에 그 당시의 환희의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올림픽 경기 출전 일주일 전에 탄수화물과 단백질로 적절한 영양 보충을 해야 합니다. 막상 하루에 고기만 9끼에서 10끼를 먹을 때도 있어 고역이지만 최상의 체력을 위한 훈련과정이죠. 평상시에는 다른 선수보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신경 씁니다. 아무래도 체중이 무거우면 경기에 지장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경보 현황은 어떠한가.

국내 경보 역사는 7년 정도 되었으며 세계 10위권 내의 좋은 성적으로 지금은 정부나 대기업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삼성전자 육상단 경보팀에 소속되어 있는데, 삼성전자 경보팀이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보는 마라톤에 비해 짧은 시간 안에 발전한 종목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어 향후 국제 대회에서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 종목입니다.

경보의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

 

 

경보의 활성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대학팀과 실업팀에서 다양한 선수 양성이 필요한데, 현재 대학팀이 없어 아쉽습니다.
모든 운동의 기초는 육상종목이라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 경보 선수층이 얕기 때문에 안타깝고, 더군다나 국내는 50km 경보 선수도 많이 부족합니다. 경보 종목이 비인기 종목이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운동의 기본 종목인 육상종목이 탄탄한 선수층을 이루어야 타 종목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및 각 기업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올 후반기 전국체전과 내년 러시아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2016 브라질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습니다.

이미경 기자 jademk@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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