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판사 부자(父子)가 있었다. 아버지 판사가 아들 판사에게 물었다. “아들아, 너는 피고인이 죄를 지었는지 어떻게 아느냐?” “저는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에 대하여 뭐라고 하는지,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뭐라고 진술하는지, 또 확보한 증거물은 누구의 진술에 들어맞는지를 보고 판단합니다”라고 아들 판사가 대답하였다. 그러자 수십 년간 피고인들을 다루어 온 아버지 판사는 “아들아, 나는 피고인이 법정 출입문을 열고 들어올 때, 이미 그 얼굴을 보고 안다”라고 했다.
이 예화는 이론보다 실전이 낫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종종 언급된다. 듣는 사람들도 다들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나는 아들 판사에게 백 점을, 아버지 판사에게는 영 점을 주고 싶다. 아버지 판사 만큼 위험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굳은 확신과 소신을 가졌을 때, 다시 한 번 짚어 봐야 할 것이 있다. ‘혹시 내가 틀린 것은 아닐까?’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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