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간(新舊間) 제주도의 이사풍속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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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新舊間) 제주도의 이사풍속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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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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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간(新舊間)이란 대한(大寒) 후 5일째부터 입춘(立春) 3일 전까지 약 일주일간 이어지는 제주도의 이사 풍습이다.
이 기간에 이사를 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神)들이 임무 교대를 위해 하늘로 올라간다는 속설이 전해져, 예로부터 제주에서는 이 기간에 집을 고치거나 이사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도민의 15%에 해당하는 약 5천~1만 명 가량이 이사를 한다.
이 풍습의 유래는 농경사회의 따뜻한 기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농경사회는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立春)이자 농한기에 해당한다. 또한 날씨가 따뜻해지기 직전 세균 번식이 정지되는 기온(5℃ 이하)을 유지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일손이 한가로운 이 기간에 이사하거나, 온도가 적절할 때 집이나 화장실을 개량해야 세균 감염 등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조상의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신구간에 이사를 한꺼번에 함으로써 생기는 현실적 문제점도 있다. ▲먼저, 동시에 많은 사람이 이사함으로 주택시장의 수급 구조가 왜곡되고 ▲둘째, 이삿짐 수송 차량의 부족으로 가격이 비싸지며 ▲셋째, 많은 이사로 쓰레기가 한꺼번에 발생한다. 신구간 동안 도청에서는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를 위해 쓰레기 수거 차량을 늘리는 등의 모습은 아마도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신구간을 꼭 지켜야 한다는 의식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이때에 맞춰 부동산 매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아직은 일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양정심(39세, 女, 제주시 이호동) 씨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제주도가 시대적 변천을 겪으며 풍요로운 생활과 현실적 문제점 등으로 인해 고유한 풍습인 신구간 풍속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을 들어 폐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제주의 축 제로 승화시켜 아름다운 세시풍속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이견(異見)도 병존한다.
아무튼 이 풍습의 존폐 여부를 떠나 제주의 신구간을 보면서 척박한 농경사회에서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해 왔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변정아 기자 ginger@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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