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설날을 앞두고 -가래떡의 유래와 의미-
상태바
2012년 설날을 앞두고 -가래떡의 유래와 의미-
취·재·수·첩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1.14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전에 설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떡쌀을 담그고 동네 방앗간 앞에 긴 줄을 서서 떡 만들 차례를 기다리던 아낙네들의 모습은 이제 추억 속의 장면이 되었다. 요란하게 울리던 방앗간 기계 소리 속에서 뿌옇게 김을 내며 뽑혀 나오는 가래떡을 방앗간 주인이 한 번씩 칼로 잘라 끊어주었다.
뽑아진 가래떡은 식힌 후 썰어 떡국을 만들지만, 가래떡 그대로 꿀이나 조청, 간장 등에 찍어 먹거나 구워 먹고 혹은 담백한 맛에 그냥 먹기도 했다. 한 가지 모양의 떡으로 집집마다 먹는 방법도 다양한, 배고픈 시절의 풍요로운 먹거리였다.      
가래떡의 유래를 보면 농기구인 가래에서 가래줄을 보고 떡을 손으로 비벼서 길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요즘은 쑥이나 복분자, 호박 등의 재료를 넣어 보기에도 예쁘고 먹음직스런 다양한 색의 가래떡이 나오지만, 본래 가래떡을 흰색으로 한 것은 순수하고 깨끗하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할 때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즐겨 먹은 것이다.  
가래떡을 유난히 길게 뽑아낸 데도 이유가 있는데, 길게 쭉쭉 뽑아내는 만큼 재산도 가족의 건강도 쑥쑥 늘어나기를 바라는 재복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떡국 먹는 풍습은 섣달 그믐날 세신(歲神, 수명장수와 농작물의 풍요를 관장하는 신)에게 올렸던 가래떡을 역시 세신에게 올렸던 육류와 합하여 하나의 냄비에 담아 끓인 다음, 식구 모두 음복(飮福)하여 복을 받고자 하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설날 아침에도 떡국을 끓여 먼저 조상신께 예축(禮祝) 의례의 하나로 올리고, 식구 모두가 음복하는 것이 바로 병탕인 떡국이다. 떡국을 만들 때 가래떡을 동그란 모양으로 썬 이유는 조상들이 쓰던 화폐인 엽전의 모양을 딴 것인데, 이 역시 새해의 첫 시작에 떡국을 먹으며 돈이 잘 들어와 풍족해지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요즘은 떡보다 빵이나 케이크를 좋아하는 현대인의 입맛에 따라 방앗간이나 떡집은 점차 사라지고 제과점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전문가들이 가래떡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ㆍ보급해서 건강에도 좋고 의미도 있는, 이 길고 오랜 전통의 한국 음식을 많은 사람들이 즐기면 어떨까? 그리고 올 설에는 떡국을 먹으며 그 의미도 한번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변정아 기자 ginger@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