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속 유럽, 디스커버리 베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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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속 유럽, 디스커버리 베이(DB)
생생리포트 홍콩 란타우섬 황희택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1.0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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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중국 대륙에 붙어 있는 신계, 구룡 지역과 홍콩섬, 란타우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홍콩의 가장 큰 섬인 란타우섬에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과 디즈니랜드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섬의 남동쪽에는 디스커버리 베이(Discovery Bay)가 있다. DB는 1976년 ‘홍콩 리조트(Hong Kong Resort)’라는 회사에 의해 휴양지로 개발된 것이지만, 이후 주거지로 변경되어 현재는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를 만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있다.

휴양지 같은 편안한 풍경

필자는 2천 년부터 가족들과 홍콩에서 살았는데, DB에서만 6년 반 정도 살았다. 회사가 홍콩섬에 있어서 매일 45분 정도 배(페리)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홍콩에서의 바쁜 일상을 마치고 배에서 내리는 순간, DB는 휴양지에 온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주택은 전형적인 홍콩식 고층 건물과 유럽풍의 낮은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곳곳마다 잘 조성된 공원이 있어 홍콩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잘 발달된 편의시설, 홍콩섬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집값, 편리한 교통 등이 가족들과 함께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DB는 처음부터 친환경 마을로 계획되어 원칙적으로 자동차 운행이 차단되어 있고, 외부차량 특히 자가용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대신 대중교통과 공항·전철역 셔틀버스가 잘 발달되어 있으며, 주민들은 승용차 대신 골프 카트(Golf Cart)를 자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겉은 풍요롭지만 그 이면은…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일 때문에 짧게는 3~4년, 길게는 20~30년 넘게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며, 특히 유럽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오랫동안 정착해 온 사람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한시적으로 거주하기 때문에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조종사, 금융권과 외국계 기업 종사자, 사업가 등 나름대로 우수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어서 자존심이 강하고, 겉으로는 타인에 대해 배려하지만 속으로는 나보다 낫다고 판단되면 존중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겉으로는 플라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며 애완견과 평화롭게 산책하는 등 누구나 부러워하는 여유로움을 느끼는 반면, 풍요로움 속에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레스토랑이나 바(Bar)로 몰리는 사람들이 많고 이혼 가정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풍요 속의 빈곤’, ‘대중 속의 고독….’ 이것이 홍콩의 삶이 마냥 부럽지만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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