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원주민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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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주민의 실상
Global 생생 Report 대만 가오슝 오용선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10.2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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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주민은 크게 둘로 나뉜다. 타이완 섬은 유난히 산지가 많은데 중국 대륙에서 이주해 온 한족이 사는 지역에 따라 평지는 평포번(平捕蕃), 산지는 고산번(高山蕃)으로 원주민을 구별한 것이다. 그중 평지 원주민은 대부분 한족화(漢族化) 되었고, 현재 대만의 원주민은 고산족(高山族)으로도 불리는 산지에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고산지대에서도 현대적인 삶을 영위
 

대만은 산이 높다. 해발 4천미터 높이의 산도 있다. 밤에 보면 그 고산지대 원주민 부락의 수많은 가로등 불이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
필자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옷을 입지 않고 신발도 없이 얼굴에 물감 칠하고 있는 원주민을 연상했었다. 마을 입구부터 나무로 깎은 사람 형상의 조각상과 모자이크 부호, 길가 벽에 새긴 원주민 문자, 담벼락의 그림 문자 등 원주민의 향취가 물신 피부로 느껴졌다.
그런데 막상 만난 사람들은 너무나 의외였다. 생활방식이나 문화수준 등이 우리의 현대적인 삶과 같았다. 자가용에, 자기 집을 지어 정돈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큰 특징으로 부락마다 예배당이 있고, 대부분 기독교인이라는 거다. 반면 평지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이다. 원주민 선조들이 산에서 살면서 하늘에 신이 있다고 믿었고, 후에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가 발전했다고 한다.

괴로운 역사 딛고 원주민의 순수성 유지

한마디로 이곳은 복잡하지 않고 순수했다. 인정이 담긴 모습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때 일제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해방 후에도 평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받으며 살아서 정부와 평지 사람들에게 불만이 많고 사이도 좋지 않았다. 피부색이 달라 더럽고 게으르며 가난해서 산에 산다는 등 갖은 이유로 멸시를 받았다. 일본의 패망 이후에도 중화민국 국민당의 오랜 독재로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1996년 민주화로 총통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2000년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루면서 지금은 정부에서 원주민에 대한 정책을 잘 세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로 인해 기업의 원주민 의무 채용 규정과 보호정책, 각종 혜택 등이 생겨났다. 심지어 대학입시에서 원주민 학생들에게는 가산점을 준다. 이제는 산지나 평지 구별 없이 결혼도 하고 다같이 동등한 대만 국민이라고 한다.
아직 생활수준은 평지 사람들의 절반 정도지만 정부와 민간단체에서 원주민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광 사업이 마련되어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각 부족 민속 문화 공연을 한다. 공연을 보면서 원주민들의 역사, 풍속과 함께 질서 있고 깨끗한 그들의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 대만 원주민의 순수하고 자연적이며 평화로운 삶에 대비해 복잡한 한국에서의 생활이 사뭇 비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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