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키운 사과, 한 번 맛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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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키운 사과, 한 번 맛 보실래요?
귀농 생활 2년차… 어려움도 많지만 자연의 위대함 느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10.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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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도시를 떠나 자연과 벗을 삼는 귀농·귀촌 생활을 꿈꾸고 있다. 은퇴 후의 삶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취업난에 직장을 구하는 대신 아예 귀농을 선택하는 청년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나름대로 준비와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이론과 실제는 다르기 때문에 귀농·귀촌 생활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번 호에는 충북 영동군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며 귀농 생활 2년째를 맞고 있는 조근배(59)·유정숙(59) 부부를 찾아가 보았다.

귀농 혜택 없이 농사 시작
 

취재진이 찾은 지난 9일(일), 조근배·유정숙 부부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사과밭 풍경과는 달리, 아들과 함께 사과 수확에 한창이었다. 취재진을 마주한 유정숙 씨는 올 해 사과 농사가 잘된 덕분에 주문이 밀렸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조근배 씨 가족이 귀농을 선택한 이유는 그리 낭만적(?)이지 못했다.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할 당시, 살던 곳까지 재개발되면서 철거민으로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여러 곳을 둘러보다가 영동까지 오게 되었는데, 공해도 없고 깨끗한 데다 농사짓는 품목도 과일이 대부분이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컨테이너 박스 한 칸에 세 식구가 임시로 거주하며, 우선 창고만 겨우 짓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귀농했기 때문에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시(市)에서 와야 귀농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읍(邑)·면(面) 지역에서 왔기 때문에 귀농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해 경제적인 어려움이 제일 컸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

인터뷰 중에도 사과를 주문하는 전화벨이 계속 울렸다. 사과 농사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이 맛있는 사과를 생산해 낸 비결을 물었다.
“영동 지역은 배수가 잘 되는 특징이 있어요. 거기다 우리 사과밭 뒤에 있는 산이 태풍을 막아주죠. 일교차가 크고 낮에는 햇볕이 잘 들어 사과 농사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연이 우리 사과를 키웠지요”라고 대답하는 유정숙 씨. 또한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사과밭이 있어 지나가는 이웃들이 한 마디씩 조언을 해 주면 귀담아 들었다가 하나하나 실제 농사에 적용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들 부부가 키운 사과는 前 주인이 다시 밭을 사려고 할 정도로 맛이 좋고 수확량이 많다고 한다.
귀농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5년 전 허리에 핀을 박는 수술을 했는데, 지금도 통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농사를 짓는 것 자체가 기적이지요. 아내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이 심했는데 지금은 말끔히 없어졌어요.”
준비 없이 농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탓인지 ‘귀농 생활의 기본은 철저한 준비’라고 강조하는 조근배 씨. 땅뿐 아니라 농사에 필요한 부수적 비용, 수확이 나올 때까지의 생활비 등을 고려한 장기적인 농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자연의 덕택으로 맛 좋은 사과를 생산했지만, 앞으로는 전문적인 지식도 쌓아 더 좋은 품질의 사과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전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이들부부의 마음은 이미 전문 농사꾼이 다 되어 있었다.

정민승 기자 mins8003@good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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