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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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은…
Global 생생 Report 싱가포르 차영환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8.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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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무역의 허브 싱가포르는 인근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유럽·미주·중동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싱가포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싱가포르 가사도우미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권익보호의 사각지대

싱가포르의 높은 물가는 기혼 여성들로 하여금 일터로 향하도록 유도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싱가포르 맞벌이 가정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싱가포르 여성들 대부분은 고학력이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가사에 허비하는 것보다 일을 해서 버는 수입으로 값싼 동남아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와 이들을 고용하는 가정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가사도우미에 대한 학대와 근무시간 등 이들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싱가포르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가사도우미 산업을 적극 장려하고 관리하고 있다. MOM(Ministry of Manpower, 싱가포르 노동청)에서 발표한 표준고용문서(Standard Employment Contract)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신상 정보, 상세한 계약 조건, 권익 등에 대해 명시하고 있어 제도적 장치는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 문서의 수혜자인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MOM에 제소하거나 억울함을 하소연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영어능력 조차도 부족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당사자들의 의식전환이 선행되야

더욱 안타까운 것은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 없이 그냥 사는 이들의 태도이다. 보통 가사도우미 계약기간은 2년인데, 그동안 영어를 공부한다면 훨씬 더 나은 일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4년 동안 일을 하며 공부해서 싱가포르 회계사 자격증을 딴 미얀마 여성도 있지만, 이처럼 틈틈이 공부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거의 드물다.
먼저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에게 그들의 의무와 권리를 충분히 숙지시키고 법·제도적 장치로 권익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고용주들의 인식도 직업과 학력의 선입견 없이 하나의 인격체로 이들을 대하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인 가사도우미 당사자들의 생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키는 일만 하면 된다는 정신 자세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먼 타지에 있는 가족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준비하는 의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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