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비극의 역사 ‘킬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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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비극의 역사 ‘킬링필드’
Global 생생 Report 캄보디아 프놈펜(하철 통신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7.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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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캄보디아는 ‘킬링필드(Killing Field)’의 핵심 전범 4명에 대한 재판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1975~1979년 집권한 좌익무장단체 크메르루주 정권은 새로운 ‘농민 천국’을 구현한다는 명목 아래, 수많은 자국민을 학살하는 등 반인륜 범죄로 유엔 국제전범재판소에 기소되었다.
당시 700만 명의 인구 중 200만여 명에 이르는 엄청난 숫자의 캄보디아 국민이 고문·처형당하거나 질병·영양실조로 사망했으며, 이때 희생된 수천 명이 매장된 곳이 바로 ‘킬링필드’다.

뼈아픈 학살 현장이 관광자원으로

크메르루주 정권과 관련된 이번 재판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캄보디아 언론은 연일 재판 소식을 보도하고 있다. 대다수의 캄보디아인은 이번 재판으로 크메르루주 정권 시절의 일이 정리되어 캄보디아가 화합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번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지금까지 캄보디아인 스스로 크메르루주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질문을 하면 “그들은 나쁜 사람이다”라는 정도로만 말할 뿐, 한 맺힌 사연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살아가고 있다.
킬링필드 현장에 가보면 해골을 쌓아둔 큰 위령탑, 머리 없는 시체와 발가벗겨진 여자와 아이들의 시체 몇백 구가 발견된 웅덩이들이 설명과 함께 보존되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흙바닥에 하얀 뼈 조각과 치아가 보였으나, 지금은 풀에 덮여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킬링필드가 유족들에게는 잊지 못할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갈 뿐 아니라, 심지어 희생된 조상들의 두개골이 현재 관광 자원이 되고 있음에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옳은(?) 생각이 만든 비극적 결과

크메르루주 정권의 핵심 ‘폴 포트’는 원래 닭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심약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말 안 듣는 지식층을 없애고 농민 천국을 만들겠다’는 생각 하나가 그의 마음을 이끌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폴 포트는 죽기 전에 ‘우리가 없었다면 지금의 캄보디아도 없었다’라며,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조금도 뉘우치지 않았다고 한다.
반인륜 범죄 성격을 지닌 이런 일은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주 시대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나는 옳다’는 생각에 잡히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외적으로는 어떤 명분으로 나타날지 몰라도, 결국은 자신 속에 도사리고 있는 악(惡)의 성품을 발산한 것이다. 자신의 악함을 발견하고 자신을 부인하지 않는다면, 폴 포트가 아닌 어느 누구도 이런 악을 다시 저지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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