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진정한 스승…
상태바
내 마음의 진정한 스승…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5.13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폭언과 희롱, 심지어 폭행까지 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교실에서 일어나는 폭력사태가 도를 넘어 위험수위까지 다다랐음을 느끼게 된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가르침을 온몸과 마음으로 철저히 실천했던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 이런 흉악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제(師弟)간의 관계가 돈독하기는커녕, 서로의 불신과 소통의 결여가 생판 모르는 남보다 못한 듯 보인다.
2011년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마음의 스승을 떠올려 보았다. 그분은 내가 중3 때의 배규석 영어선생님이다. 그 당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연합고사라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런데 내가 다닌 중학교는 신설 학교여서 면학 분위기가 떨어졌고, 소위 문제아라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선생님들도 인간인지라 모범생이 더 예뻐 보이고 문제아는 덜 예뻐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배 선생님은 문제 아이들에게 더 자주 말을 걸고 상담도 자주 해 주셨다. 또한 선생님은 우리 반 모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며 보충수업을 해주셨는데, 재학생이 다니는 학원이 없던 시절에 성적 부진 학생을 위한 깊은 배려였던 것이다. 시험을 며칠 앞두고는 몸살이 심하게 나셨는데도 평소와 같이 열강을 하셨는데,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당신 몸을 돌보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진정성이 우리 반 모두를 시험에 통과하게 했고 많은 고득점자를 배출시켰다. 우리 모두는 선생님께 고마웠고 헤어지기 아쉬워했다. 그리고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는데, 다시 입시에 치이는 생활을 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선생님이 보여주신,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던 모습, 제자를 위해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았던 그 귀한 희생정신. 그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 선명히 각인되어 ‘나도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삶의 교훈이 되었다. 요즘 우리 학생들에게도 그런 스승이 있을까 자문해 본다. 
물론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배 선생님과 같은 많은 선생님들이 지금도 제자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이제는 스승의 날이 마음속의 존경과 감사가 넘치는 날이 아니라, 학교 문을 닫아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린다.

변정아 기자 jeongahb@goodnew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